비만 오면 난리..수재인은 죄인?


◎앵커:임진강과 한탄강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번 물난리가 처음이 아닙니다. 2-3년에 한번씩은 꼭 큰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그저 여기사는게 죄라고 한탄압니다. 최선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지난 96년 물바다로 변한 파주시입니다. 2년 전인 99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역시 수해가 어김없이 찾아 왔습니다. 불어나는 강물을 보면서 도망치듯 이삿짐을 싸는 일도 이제는 낯설지가 않습니다.

<이순영(경기도 연천군) "경로당 아무데나 쳐들어 가야지 뭐, 사람이나 살고 봐야지">

마을 회관이나 근처 초등학교에 자리를 잡았다면 운이 좋은 편입니다.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면 꼼짝없이 새벽 이슬을 맞으며 한데서 잠을 자야 합니다. 이사를 가고 싶어도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을 리 없습니다.

<윤경자(경기도 파주군) "수대민들 죄인이예요. 이웃 잘 못 둬서 친척이나 이웃들 모두 고생하게 되잖아요">

수방 대책도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건축 폐기물이 매립된 쪽에는 제방이 있지만, 정작 주민들이 사는 반대편에는 아무런 물막이 시설이 없습니다. 역류한 강물에다 상류에서 내려 온 빗물까지, 온 동네가 고립되기 일쑤입니다. 제방이 있어도 마찬가집니다.

<강희택(경기도 파주군) "내수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빗물이 떨어져 그대로 고이는 거지">

불어난 물 속에 낚시대를 드리우는 얌체족이 가슴을 헤집어 놓아도 이젠 쓴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SBS 최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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