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7일 현금인출기가 통째로 털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한 형제의 자작극이었습니다. 윤영현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중화동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강도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현금 인출기 고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비업체 직원이 흉기에 찔리고 5천 3백만원이 털린 것입니다. 당시 경비업체 직원 박모씨는 강도들이 열쇠를 빼앗은 뒤 현금인출기에서 현금만 챙겨 달아났다고 말했습니다.
<박모씨(경비업체 직원): "은행문을 잠그려고 키를 꽂았는데 뒤에서 바로 덮쳤어요. 막바로 흉기에 찔렸고 문이 잠기지 않은 상태니까 두사람이 저를 들어서 화장실에 내팽개쳤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사건의 용의자로 붙잡힌 사람은 당시 흉기에 찔린 바로 그 경비업체 직원과 동생이었습니다. 동생이 현금인출기가 고장났다고 허위신고를 한 뒤 경비업체 직원인 형이 출동해, 인출기에서 같이 돈을 훔친 것입니다. 형 박모씨는 자신이 은행의 보안장치를 풀고, 동생이 폐쇄회로 카메라에 스프레이를 뿌려 범행 순간을 감췄다고 경찰에서 말했습니다.
<박모씨(경비업체 직원): "카드빚도 꽤 되구요.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 빚보증 잘못섰다가 자꾸 압박들어오니까...">
경비업체 직원인 형 박씨가 흉기에 찔린 것도 의심을 받지 않도록 동생과 짜고 한 일이었습니다.
<박모씨(경비업체 직원 동생): "다른 사람이 범행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 형을 벽에 세우고 흉기로 찔렀습니다.">
완전 범죄를 노렸던 이들 형제의 범행은 그러나 지퍼 공장에 다니는 동생이 사건 현장에 떨어뜨린 지퍼가 단서가 돼 결국 덜미가 잡혔습니다. SBS 윤영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