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들 흙탕물과 '사투'


◎앵커:수재민들은 오늘(31일) 폭우가 잠시 쉬는 동안에 열심히 복구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역시 헛수고였습니다. 또 비가와서 가재도구들이 다시 비에 젖었습니다.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350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은 인천시 석남동입니다. 이 달 들어서만 두 차례의 침수로 모래주머니와 양수기가 생활 필수품이 됐습니다. 그래도 미덥지 않는 듯 아예 시멘트와 널판지로 집 앞을 막았습니다. 들어가봤습니다. 겨우 물 만 빼놓은 집주인은 아직도 그제 밤이 생생합니다.

<이부희(피해주민) "이만큼 찼지. 이만큼. 죽을 뻔 했다니까. 여기 벌판이 다 물인데 어디 나갈데가 없어.">

건너편 집의 상황을 봤더니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쏟아진 물살에 밀려 안방 문의 반이 뜯겨져 나갔습니다. 선풍기 한 대로 방 안이 마를 수 있을까, 넋을 잃은 집주인은 담배만 피워댑니다.

<박종태 "뭐라고 말할 수 없어요. 한 해에 한 번도 모르겠는데 한 해에 그저 비만 오게 되면...">

다리도 불편한 70 노인이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이 고생을 해야하는 것은 끝모를 비에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아예 문을 막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주민들은 냉장고와 가구들을 밖으로 꺼내 열심히 닦아았습니다. 못쓰게 된 물건들도 실어날랐습니다. 헝클어진 옷가지들도 정리했습니다.

{피해주민}

"누구한테 원망은 못하겠지. 하늘이 그런건데, 그래도 어떡허우, 다 살려고 하는건데"

그러나 잠시 후 하늘은 또다시 비를 뿌리기 시작했고,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주민들은 또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SBS 이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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