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알고보니 생색만


◎앵커: 신용카드사들이 얼마 전 현금서비스 수수료 등을 대폭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인하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수료 인하는 생색내기에 불과했습니다. 차병준 기자입니다.

○기자: 은행 현금지급기에서 고객들이 현금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기자: "수수료율 얼마나 내렸는지 아세요?">

<이석용(서울 염리동): "내렸다라고 그러니까 내렸다고 아는데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비교해 본 적이 없어 가지고요.">

그러나 꼼꼼히 따져 보면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는 생색내기에 불과했습니다. 수수료 인하의 혜택을 우량 고객에게 집중시켜 놓았지만 정작 우량 고객이 되기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한 달 평균 50만원을 카드로 사용하는 회사원 김상훈 씨.

연체를 한 적도 없어 카드사가 우대 고객이라며 사용 한도까지 높여줬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5등급의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을 적용받습니다.

<김상훈(서울 충정로3가): "신용이 높으니까 한도를 높여준 거 아닙니까? 그런데 수수료율은 최하 등급을 적용한다는 것을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카드사는 최고 24%나 수수료율을 내렸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어떤 고객들에게 얼마나 수수료율을 내려줬 는지는 철저히 비밀로 붙이고 있습니다.

<카드사 직원: "등급별 점유비율이나 등급 기준은 직원에게도 유출이 안됩니다.">

수수료율이 낮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높아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20일에서 25일 동안 사용할 경우 상당 수 고객들의 수수료 부담은 인하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당초 수수료 인하를 유도했던 금융감독원은 손을 놓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 "점검을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분석해 볼 계획입니다.">

생색만 낸 수수료 인하로 고객들의 눈을 가리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은 지난해 9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 들어서도 1분기에만 500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SBS 차병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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