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인지, 오물 처리장인지!


◎앵커: 해수욕장은 피서철만 되면 많은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철저한 수질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몇몇 해수욕장에서는 피서객들이 수영을 즐기는 바닷물로 주변 음식점들의 오수가 그대로 흘려들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과 가까워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서해안의 한 해수욕장입니다. 가족 단위의 피서객들이 바닷물에 들어가 수영을 즐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즐비하게 들어선 식당에서는 해수욕장 끝 으슥한 곳으로 오수를 흘려 보내고 있습니다.

바닥을 헤쳐보니 시커먼 퇴적물까지 쌓여있습니다. 이 오수의 흐름은 아무런 정화장치 없이 바다까지 이어집니다.

<허은진(인천시 불로동) "물이 좀 지저분하더라구요. 저 쪽에는 거뭇 거뭇하고.">

수많은 피서객들이 몰리는 샤워장에서 흘러내리는 비눗물도 그대로 바다로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샤워장 관리인) "이 뒤에 개천이 일상 생활 하수가 다 내려오는거야. 우리 샤워물은 거기다 대면 깨끗한 거야. 몸 닦은 물이니까.">

해수욕장의 다른 한쪽 끝에서는 아예 노골적으로 오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폐타이어와 폐그물이 버려진 갯벌에 방류구에서 내려온 라면 찌꺼기가 뒹굴고, 오수와 건더기들이 바다로 흘러듭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바로 그 앞에서 흙장난을 칩니다.

<김미옥(서울 북가좌동) "우리 애가 노는 것 가서 보니까 냄새가 하수 냄새가 나더라구요.">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이 해수욕장도 별반 나을 것이 없습니다. 해수욕장 한복판 축대에 뚫어놓은 구멍에서 오수가 바다쪽으로 쏟아집니다. 하수 처리장이라고 만들어놓은 곳은 말만 하수 처리장이지 그저 오수를 담았다 바다로 방류하는 게 전부입니다.

<(기자) "아예 작동을 안 한 상태에서 빗불과 오수는 그대로 이 쪽으로 나가고 있는거죠? 백사장으로">

<(해수욕장 상인회장) "예, 맞아요.">

그나마 파이프가 중간에 새기까지 해서 백사장이 오물로 오염돼 흑사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하루에도 수십만의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 보다 철저한 수질관리가 절실합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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