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교육 효과 있을까?


◎앵커: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조기교육. 하지만 그 효과가 생각하는 것 만큼 그렇게 크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긴가 하실텐데 직접 취재했습니다.

○기자: 요즘 초등학교 일학년 교실은 가나다를 배우는 곳이 아닙니다.

<(기자) "학교 들어오기전에 한글 배우고 온 사람 손 드세요?">

한 한급 35명 모두가 손을 들었습니다.

<(기자) "영어공부 하고 들어온 사람">

고작 5명이 빠진 서른 명입니다. 대부분 한글은 걸음마와 함께 시작하고 유치원생이면 영어는 필수가 되는 게 요즘 추세입니다.

<손희정(유치원 학부모) "영어. 수학, 한글 이거는 기본으로 꼭 해야 해요. 안 시키면 다들 주위에서는 하니까 나중에 손해 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잘못된 생각입니다.

<김숙희(여의도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처음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나요. 아무래도 학습 속도가 느리다거나 이런 면에서 차이가 나는데 한 학기 정도 지나가면 거의 평준화된다고 생각해요.">

미국의 한 연구에서도 조기교육을 받은 그룹이 초등학교 1학년 학습 초기에는 지능지수도 평균 3, 4점 정도 높았지만, 4학년이 지나자 지능지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히려 너무 이른 공부가 주는 부담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이어져서 잦은 설사나 두통, 심한 경우 탈모증세까지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 병원에는 공부 부담을 이기지 못해 병은 얻은 유아들이 한 달에 150명이 넘게 찾아옵니다.

<신의진 박사(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학년 전인 아이들이 소아과를 많이 찾고 있는데 이중에서 많은 아이들이 학습적인 과잉 조기 학습과 과련된 스트레스로 인해서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뇌는 나이에 따라 발달부위가 다른데 6살 이전에는 사고와 인성을 관장하는 쪽이 발달하는 반면, 읽기, 쓰기 셈하기와 관련된 측두엽은 일곱살이 넘어서야 발달이 본격화됩니다. 유아때부터 언어와 셈을 무리하게 공부시키면 미숙한 뇌를 억지로 작동시키는 셈입니다.

<나 정 박사(한국교육개발원) "아이들이 원하는 시기가 따로 있고 그 시기에 무엇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어떤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다라는 게 이미 이론적으로 합의가 돼있고 또 그렇게 실천을 해봤을 때 매우 좋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조기교육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유아시절 교육은 전두엽의 발달에 맞춰 생각하고, 대화하고, 인성을 키우는 교육이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진정한 조기교육은 부모와 함께하는 놀이와 대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을 두고 '사과'라는 단어를 쓰도록 가르쳐주는 것과 '사과'는 왜 빨간지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 교육인지는 다시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앵커 리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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