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화풀이 방화


◎앵커:술취한 40대 남자가 파출소에 불을 질렀습니다. 홧김에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최선호 기자입니다.

○기자:오늘(11일) 아침 6시 반 서울 신길 2동 파출소. 한 남자가 휘발유 통을 들고 들어 옵니다.

<경찰 "이거 뭐야, 휘발유 아냐">

제지할 틈도 없이 남자는 불을 붙입니다. 사고 당시 파출소 안에는 경찰관이 네 명이나 있었지만, 워낙 느닷없이 벌어진 일이라 도리가 없었습니다. 20평 남짓한 파출소 내부는 모두 타버렸고, 제지하려던 경찰도 팔에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김호배(사고 파출소 근무자) "책상으로 막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소리를 질러서 반사적으로 뛰어 나온거예요. 차려고 했는데 조금 늦어서...">

불을 지른 사람은 44살 김 모씨로, 사고 직전 음주소란 혐의로 즉심에 넘겨졌습니다.

<이정수(사고 파출소 근무자) "봐달라고 조르다가 즉심 스티커를 발부하니까 나가더니 휘발유를 사가지고 와서 불을 질렀습니다.">

이 불로 정작 가장 크게 다친 사람은 김씨 자신입니다. 얼굴과 팔에 중화상을 입은 김씨는 자신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김모씨(피의자) "조금 억울하기도 했고, 술기운도 있었구요. 죽었어야 되는데...">

홧김에 저지른 어처구니 없는 방화로 김씨는 몇 만원만 내면 됐던 즉결범에서 평생 흉터를 안은 채 감옥살이까지 해야 하는 범죄자 신세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SBS 최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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