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천연가스' 주입 전쟁


◎앵카:월드컵을 청정한 분위기에서 치루기 위해 정부는 대기오염을 줄일수 있는 천연가스 버스를 대거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이용할 수 있는 가스충전소가 서울지역에 단 한 곳 뿐이다보니 이런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상교 기자입니다.

○기자:서울 수색동에 있는 천연가스 버스 충전소입니다. 늦은 시각 운행을 마친 버스들이 천연가스 연료를 넣기 위해 몰려들고 있습니다. 10여 대의 버스는 충전소 밖에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새벽 1시 20분이 넘은 시간 입니다. 이미 차고지로 들어 갔어야 할 버스들이 아침 운행을 위해 아직까지 가스를 충전하고 있습니다.

버스 한대가 가스를 넣는 시간은 평균 10분정도. 심야 시간대만 평균 30대씩 몰려 들다보니 가스 주입시간만 4시간 이상 걸립니다. 조금만 늦게 들어와도 보통 한두 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합니다.

<류춘근(운전기사) "보통 50분에서 한시간, 심지어 회사별로 마치는 시간이 비슷하면 한꺼번에 몰려요..한시간 반까지 기다려 봤어요.">

<선수웅(운전기사) "(충전땜에) 잠을 못자 눈알에 모래 들어간 것 같아요. 사고나기 일보 직전입니다.">

서울시내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천연가스 버스 74대는 밤마다 가스충전기를 한대를 놓고 이렇게 법석을 떨고 있습니다. 하지만 담당공무원은 충전시간만 조정하면 괜찮다고 말합니다.

<장흥순 계장(서울시 대기보전과) "충전시간을 낮 시간에 하도록 조정을 해서 일시적이지만 운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하루종일 쉴새없이 운행해야 하는 버스 기사들로선 노선운행을 마친뒤 멀리 떨어져 있는 충전소까지 찾아 오기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서울시내에서는 현재 11곳에 천연가스 충전소를 추진하고 있지만 8곳은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까지 천연가스 버스를 5천대나 도입해 운행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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