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앵커:흔히들 긴 여정을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마라톤으로 국토를 종단하면서 자신의 도전정신을 확인한 사람이 있습니다. 40대 윤장웅씨의 앞으로의 꿈은 국토의 북단끝까지 종단하는 것입니다.

테마기획, 최선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올해 나이가 47살인 윤장웅씨의 도전은 지난 25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시작됐습니다.

<{윤장웅/한국공항공단 과장} "조금씩 걷기도 하겠지만, 완주해야겠다는 마음 외에는 특별한 건 없을 것 같습니다.">

힘찬 출발, 그러나 반나절도 안돼 시련이 찾아 왔습니다. 밀양까지 예정했던 코스가 지난 주말 내린 비로 끊어져 버린 것입니다. 고갯길로 돌아가기로 했지만, 그 바람에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휴식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한숨도 자지 않고 김천까지 달리기를 36시간, 10분 간의 짧은 휴식이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근육이 뭉친 다리에 모기들이 극성맞게 달려 듭니다.

식사와 용변을 위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도 자지 않고 계속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한지 사흘째, 쏟아지는 졸음을 쫒기 위해 또다시 달려 보지만, 다리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발은 이미 물집으로 엉망이됐고, 몸은 천근만근 내려 앉습니다. 그러나 자신과의 약속을 잊지 않습니다.

<{윤장웅}"완주 문제없다">

그나마 윤씨의 외로운 도전에 힘이 된 것은 이름모를 시골 사람들의 응원과 인심입니다.

<{시민} "씻고 물 한잔 먹고 가요.">

이렇게 달리길 107시간, 장대비가 쏟아지던 어젯 밤 마침내 목적지인 김포공항에 들어섰습니다.

아들 윤호군의 얼굴을 보면서 윤씨는 마지막 힘을 다합니다.

반쪽이 돼 버린 아버지의 얼굴이지만 그 어느때보다 자랑스러운 모습입니다.

퇴근을 미루고 자리를 함께 한 직장 동료들은 힘찬 박수로 윤씨를 맞았습니다.

<{윤장웅} "새로운 도전정신은 과연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필요한 것인가 이걸 한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윤씨는 다음에는 가능하다면 통일의 염원을 안고, 서울-평양, 부산-아오지까지 종단에 나서보겠노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SBS 최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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