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전은 '비리 복마전'


◎앵커: 미술계 최고 권위의 '미술대전'이 갖가지 비리혐의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출품작가와 협회 관계자 사이에 거액의 돈이 오간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가 25명이나 입건됐습니다. 이성철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99년 미술대전에서 특선작으로 뽑힌 한 화가의 한국화 작품입니다. 미술협회의 모 이사는 이 작품을 특선작으로 뽑아주면서 작가로부터 550만원을 받고, 1년 뒤 다른 작품을 입선시켜 주는 대가로 현금 9백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문제의 이사는 또 알고 지내던 화가 이모씨의 한국화 작품을 입선시켜 주기로 약속하고 현금 천 백만원과 89평짜리 임야의 땅문서까지 받는 등 2950만원을 챙긴 혐의가 밝혀졌습니다.

<화가 이모씨(금품제공자) "달라고 해서 어렵게 구해줬다 ">

화가 임모씨도 미술협회 고위간부 모씨가 자신의 작품을 특선에 뽑아주자, 5백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건넨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낙선작이 당선작으로 둔갑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8월 미술협회 이사장이었던 박모 교수는 이미 낙선 판정을 받은 그림 3점을 협회직원을 시켜 슬쩍 입선작 사이에 끼어 넣었습니다.

<김모씨(당시 미술협회 근무) " 메모를 받아가지고 낙선작을 입선작 사이로 갖다 줬다">

관련된 미술협회 간부와 화가들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돈이 뇌물이 아니라

빌려준 돈이거나 그림값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미술대전 입상을 둘러싼 사례로 보고 미술협회 전 현직 간부 13명과 화가 7명 등 모두 25명을 형사입건했습니다.

SBS 이성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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