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에 대한 첫 타살 인정


◎앵커:17년 만에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대통령 직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조사중인 사건 가운데 처음으로 타살을 확인했습니다. 보도에 최대식 기자입니다.

○기자:지난 84년 청송교도소에서 숨진 박영두씨의 묘입니다. 당시 교도소가 밝힌 사인은 단순 심장마비. 하지만 유족들은 타살을 확신했습니다.

<박영두씨 유족 "죽는 한이 있어도 한 풀어준다. 한 풀어주고, 너 때려죽인 놈들 하나하나...">

오늘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박씨가 당시 교도관들의 폭행으로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위원회가 재연한 폭행사진입니다.

양팔을 머리 위로 올려 끼워넣은 각목을 비틀거나 몸을 활처럼 휘개한 다음 교도관 예닐곱명이 교정봉과 포승 그리고 고무호스로 박씨를 집단 폭행했습니다.

박씨는 기절을 거듭했지만 폭행은 3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결국 다음날 숨지고 말았습니다.

<당시 동료 재소자 "새벽까지 계속 가슴이야, 머리야 그리고 토하는 소리를 4시까지 들었습니다.">

박씨는 재소자의 인권보호를 요구하다가 폭행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위원회는 밝혔습니다.

<문덕형(의문사진상규명위 상임위원)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 신장시킨 활동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원회는 당시 교도소장과 담당검사가 타살증거를 무시하고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폭행 교도관 4명과 교도소장 등 6명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나 고발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위원회는 민주화운동 보상심의위원회에 박씨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금지급 등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SBS 최대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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