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는 벚나무


◎앵커: 서울 여의도의 벚꽃놀이는 해마다 서울 시민들에게는 커다란 즐거움이었습니다. 즐거움도 몇 년안에 사라질지 모르겠습니다. 병충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벚나무들이 다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최선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명물로 자리잡은 여의도 윤중로의 벚나무들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마포대교를 기준으로 동쪽 63빌딩편 벚나무들은 마치 가을 낙엽송처럼 메말라버렸습니다. 생기에 가득찬 서쪽 국회 뒷편 벚나무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심하게 썩어들어가 절반 이상을 떼어내는 대수술을 받은 것도 여럿이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도 부지기수입니다. 쇠약해져가는 벚꽃나무 줄기마다 이런 고동색 톱밥가루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복숭아 유리나방의 유충이 나무속을 갉아먹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신상철(산림청 임업연구가): "벌써 오래 전부터 먹고 있는 그런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먹고 있는 것도 많이 있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복숭아 유리나 방의 밀도가 지금 상당히 높은 것으로 생각이 되고...">

줄기뿐 아니라 잎에서도 응애나 깍지벌레 같은 각종 해충들이 발견됐습니다. 관할 영등포구청도 벚나무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체계적인 진단과는 거리가 멉니다.

<(영등포구청 담당직원): "나무 자체가 고령화됐고 공해가 심한 여건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나 추정됩니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는 벚꽃이 한창인 4월이면 하루 80만명의 상춘객이 찾아옵니다. 시민의 휴식처를 지키기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합니다.

SBS 최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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