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엉터리' 수해 방지


◎앵커:장마철만 되면 물난리를 당하는 경기도 연천지역 주민들은 올해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수해를 막기위한 제방공사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이기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탄강 지류인 경기도 연천의 차탄천입니다.

지난 96년과 99년 장마 때 강이 범람하면서 마을주민 한명이 숨지고 이재민 3백명이 발생하는 등 해마다 수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곳입니다.

연천군은 6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차탄천 양쪽에 제방 쌓기 공사에 들어갔지만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마을쪽 제방은 장마가 끝나는 오는 8월말이 지나야 완공될 예정입니다.

주민들은 제방 공사중에 하천이 범람할 경우 더 큰 피해가 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순엽(연천군 움터마을 주민) "큰 비가 안오길 바라는 거죠, 큰 비가 오면 공사가 마무리 안됐으니까 더 위험한 거죠.저게 터지면 더 위험하지...">

그러나 보다 심각한 문제는 마을쪽 제방이 완공되더라도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연천군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마을쪽 제방을 일부만 쌓을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큰비가 내려 하천이 불어나면 제방을 쌓지 않은 곳으로 물이 집중 유입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민간 설계회사도 마을쪽 제방을 완전하게 쌓지 않으면 제방 설치 효과가 없고 오히려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실효성없는 수해방지대책이 나왔을까?

연천군이 마을 건너편 하수종말처리장을 건설하면서 부지 선정을 잘못해 자주 침수되자, 비난을 피하기 위해 충분한 조사와 연구없이 서둘러 제방을 건설했기 때문입니다.

<이석우(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공사중에 물이 잠겼기 때문에 하필 저지대에 설치했냐는 말이 나오자 둑을 쌓게 된거죠...">

결국 마을 주민들의 안전보다는 잘못 설치된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한 수해방지대책이 돼버렸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연천군은 제방을 완성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연천군청 관계자 "예산이 반영 안돼서 내일한다, 모레한다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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