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들녘, 타는 농심


◎앵커: 마른 땅을 적셔줄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농민들에게는 단비이고 농작물에는 생명수입니다. 그러나 오늘도 농심은 바짝바짝 타들어갔습니다. 김범주 기잡니다.

○기자: 경기도 이천의 평야지대입니다. 논을 가득 채우고 있어야 할 물이 바싹 말라버려 한참 자라야 할 어린 모들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평야를 가로 지르며 젖줄 노릇을 하던 강줄기는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물대기가 곱절이나 힘든 산기슭의 천수답은 상황이 더 어렵습니다. 농사를 포기한 듯, 고동색으로 굳어져버린 논들이 곳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힘겹게 물을 대던 한 농부는 바닥이 말라가는 웅덩이 앞에서 담배로 시름을 달래봅니다.

지난 주 단비가 내렸던 경기 북부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천은 오래전에 말라버려 흰 바닥을 드러냈고, 웅덩이도 바닥이 갈라져 버렸습니다.

겨우 물을 댄 농부는 늦은 모내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워낙 높은 지대라 양수기도 무용지물인 충북 단양에서는 오늘(17일) 산림청 헬기 6대가 동원됐습니다. 가뭄으로 갈라진 밭에 시원스런 물줄기가 쏟아집니다. 오늘 하루동안 15만평의 밭에 물이 뿌려졌습니다.

목마른 심정으로 하늘만 바라보는 농민들은 기약없는 빗줄기가 야속하게만 느껴집니다.

SBS 김범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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