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제모습 찾기 10년


◎앵커: 요즘 서울 남산에 올라가 보셨습니까? 소나무도 찾아보기 힘들고 이끼마저 사라져버린지 오래입니다. 남산 제모습찾기 운동이 시작된 지 10년, 어떻게 변했는지 한승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남산의 숨통을 막았던 건물들이 사라지고 공원과 식물원이 들어섰습니다.

남산 제모습 찾기 10년, 파릇파릇한 새 순이 유난히 싱그럽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원산지인 외래종 가중나무입니다.

남산의 주인이던 소나무는 그 곁에서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습니다. 이곳은 남산의 소나무를 복원하기 위해 일부러 소나무를 심어놓은 곳입니다. 그렇지만 이곳에도 가중나무 같은 귀화식 물들이 번식하고 있습니다.

토착식물인 애기나리 군락에도 침입자가 있습니다. 미국산 서양등골나물입니다. 1980년대 초에 처음 남산에서 발견된 서양등골나물은 지난 95년 15%에서 지난해에는 20%로 분포면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애기나리는 안방을 내주고 남산의 0.2% 지역에서 겨우 셋방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또 남산의 바위를 짙푸르게 장식하던 이끼도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모두가 산성화되고 말라버린 토양탓입니다. 이렇게 남산은 겉으로만 제모습을 찾았을뿐 속으로는 큰 병이 들었습니다.

<이경재(서울시립대 교수): "주변에 도로와 건축물을 짓게 되니까 남산으로 연결되는 지하수위가 점점 낮아졌고 그 다음에 1973 년 이후에 3개의 터널을 뚫게되니까 이 남산의 지표에 흐르고 있던 지하수위가 점점 떨어져 가지고...">

남산의 토양산성도는 지난 1986년에 4.47 에서 지난 93년 4.65로 회복되다가 최근 다시 4.37로 떨어져 산성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중성토양 7.0에는 크게 못 미칩니다.

이끼도 사라진 메마른 땅, 외래종에 밀려 고유종이 숨을 헐떡이는 남산, 바로 서울의 환경에 대한 경고입니다. SBS 한승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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