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부른 가뭄


◎앵커: 최악의 가뭄사태때문에 이런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물이 모자라 모내기를 하지 못한 한 농민이 어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전주방송 조창형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김제시 청하면 동지산 마을. 이 마을 주민 대부분은 만경강과 인접한 하천부지를 경작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농업용수 공급이 안되는 천수답 지역이어서 주민들은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1Km가 넘는 농업기반공사 배수로에서 물을 끌어다 쓰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만3천평의 논을 경작하는 56살 박모씨는 가뭄으로 물이 모자라 모내기를 할 수 없게되자 노심초사해 왔습니다. 박씨는 물을 끌어쓰기 위해 2중, 3중으로 호스를 연결하고 양수기를 돌려 대는등 물과의 전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박씨는 결국 논에 물을 대지못해 고민하다 어제(5일) 새벽 극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박씨 친척 "일주일 내내 호스로 물을 뿜고(자리를) 비운 사이 누가 양수기를 끄고... 생각해봐요. 얼마나 답답하면 약 먹고 죽었겠는가">

<임호연 경장(김제 경찰서 청하 파출소) "평소에 일밖에 모르는 성실한 사람이었는데 이번 가뭄으로 인해서 물을 못 대니까 주민들한테 죽고 싶단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사상 최악의 봄가뭄이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살아온 한 농민의 목숨까지 빼앗아 가고 말았습니다.

JTB 뉴스 조창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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