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검침원비리, 단속 사각 방치


◎앵커: 어제(2일) 섬유공장에 전기료를 줄여준 검침원 비리를 고발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런 전기도둑질은 대형술집이나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기동취재 2000, 박병일 기자입니다.

○기자: 차량트렁크에서 계량기를 조작할 때 쓰는 각종 장비는 물론 한전 납봉인까지 무더기로 발견되자 그제서야 모든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기자: "어떻게 줄여주셨어요?">

<"얼마전에 (계량기) 만졌죠. 1700(kw) 정도뒤로 돌렸을 거예요.">

이 보도가 나간 직후 한전측은 확인검침을 대폭 강화하고 계량기를 함부로 뜯을 수 없도록 납봉인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손영기(한전영업운영팀장): "지금은 확인 검침반이 계속 관리하기 때문에 장난을 못 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런지 서울 근교 한 카페의 전기 사용량을 조사해 봤습니다. 어떤 달은 1600 킬로와트를 쓰고 또 어떤 달은 사용량이 1, 2kw밖에 안 되는 등 들쭉날쭉합니다.

더욱이 에어컨을 한참 가동하는 여름에 전기 사용량이 뚝 떨어져 있습니다.

<한전 관계자: "이상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현장을 조사해 봐야 되겠습니다.">

<기자: "부장님이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한전 관계자: "글쎄... 비정상이지...">

이쯤이면 현장에 나가 조사하게 되어 있는 데도 한전측은 전혀 조사한 사실이 없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술집입니다. 이 집 계량기의 봉인번호는 5번으로 돼 있는데 관할 한전에서 확인한 결과 봉인번호는 9번 이어야 정상입니다. 봉인을 교체했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봐서 누군가 불법적으로 봉인을 뜯은 다음 바꿔 끼었다는 얘기입니다.

<기자: "바뀌어져 있다는 얘기죠, 그렇죠? 그게 가능합니까?">

경기도 시흥에 있는 이 여관에서는 한전 검침원이 아예 봉인을 뜯고 계량기를 조작해 주는 대가로 100만원을 챙겼다가 적발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계량기 조작이 일반화돼 있다고 한 검침원은 실토합니다.

<검침원: "(검침비리)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하죠. 봉급이라고 쥐꼬리만하니까 먹고 살자니 그것이라도 하자..."> 거대 공기업, 한전의 관리 실태입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