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메라 홍수


◎앵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른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면 기분이 좋을 리 없습니다. 요즘 가는 곳마다 여기저기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하는 얘기입니다. 김정기 기자입니다.

○기자: 가정주부 이민아씨는 외출하는 순간부터 무인카메라를 만납니다. 엘리베이터 천장에 부착된 무인카메라에 의해 몸동작 하나하나가 찍힙니다. 지하 주차장을 가도 무인카메라의 렌즈를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도로위에서도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에 잡히게 됩니다. 백화점이나 은행에서는 무인카메라 가 거의 필수처럼 돼 있습니다.

주부 이 씨가 오전 동안 무인카메라에 잡힌 회수는 27번이나 됐습니다. 굳이 범법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기분이 썩 개운하지 않습니다.

<이민아(주부): "보안 때문에 설치되었다고는 하지만 계속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서 겁도 나고, 두렵고 그렇습니다.">

이 많은 무인카메라의 녹화테이프는 대부분 반복 사용되지만 무단으로 유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몰래카메라로 녹화된 화면만을 모아놓은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해 이른바 엿보기 심리를 자극하는 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카메라 렌즈가 숨어있다 보니 몰래카메라 감지기까지 나와서 여성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물론 무인카메라가 꼭 부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선대(백화점 관계자): "CCTV 도입으로 인해서 손님들의 안전쇼핑은 물론 보안비용 감축 등 효과를 보았습니다.">

문제는 무인카메라를 마구 설치하고 녹화 테이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현재로는 별다른 법적 규제가 없습니다.

<김다섭(변호사): "폐쇄회로를 이용할 현실적인 필요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헌법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 중 하나인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는 만큼 폐쇄회로의 이용 및 규제에 관한 통일적인 법정비가 필요합니다.">

안전확보와 사생활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지혜를 모색할 때입니다.

SBS 김정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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