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물, 꼭 필요했나?


◎앵커: 큰 희생을 낸 어제(29일) 올림픽대교 헬기 추락사고에 시민들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기념 조형물을 새삼스레 이 시점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꼭 설치했어야 하는 건지 분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민주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헬기 추락사고로 육군은 최고의 베테랑 조종사 2명과 기관사 1명을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다행히 더 이상의 민간인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약 100억원짜리인 치누크 헬기도 고철로 변했습니다.

전시의 작전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귀중한 목숨과 국민의 혈세를 앗아간 작업은 다름 아닌 올림픽대 교 주탑 위에 올림픽 기념 조형물을 설치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찬 강바람을 무릅쓰면서 이틀 동안 여러 차례의 실패를 거듭 한 끝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조 모씨(민간항공 조종사): "바람이 불면 흔들거려서 정밀하게 놓을 수가 없어요. 베테랑 할아버지라도...">

사고 헬기의 조종사는 5000시간이 훨씬 넘는 비행기록을 갖고 있는 육군 최고의 베테랑이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전쟁을 치른 것도 아닌데 죽음을 맞아야 하는 현실이 그저 기막힐 뿐입니다.

올림픽이 끝난 지 이미 13년. 왜 새삼스레 이 시점에서 10억원이나 되는 세금을 들여 기념조형물을 설치해야 했을까.

<(서울시 관계자): "그 당시에 교량을 보는 눈하고 지금 시민들의 감각과 문화수준하고 틀리지 않습니까?">

그러나 서울시가 천문학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시민들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김성주(경기도 고양시): "나라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10억씩이나 소요해 가면서 써야 되는지 그 부분도 잘 이해가 좀 안 됩니다.">

SBS 이민주입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