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뭄도 심각합니다. 논바닥은 거북등처럼 갈라졌습니다. 강바닥은 흉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농만들의 속도 타 들어갑니다. 박진호 기자가 헬기를 타고 둘러봤습니다.
○기자: 유례없는 가뭄이 휩쓸고 있는 경기도 연천의 평야지대입니다. 마른 논에 물을 대느라 여념이 없는 농민들 옆으로는 모내기철이지만 메마른 채 방치된 논이 끝도 없이 펼쳐집니다. 일손을 모두 모아 물을 끌어보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실핏줄처럼 힘없이 늘어진 고무호스로는 애써 만든 모판을 살리기에도 모자랍니다.
농경지의 젖줄인 한탄강은 바닥이 완전히 드러나 나룻배를 타지 않고도 건널수 있게 돼 버렸습니다. 웅장하게 물을 쏟아내던 연천군의 절경 재인폭포도 30년만에 처음으로 흔적도 없이 말라버렸습니다.
강원도로 기수를 향하자 소양강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석달동안 계속된 가뭄에 수문을 열어놓아도 물이 흐르지 않을 정도로 저수량이 줄었습니다. 물이 가득했던 호수 언저리는 벌거벗은 듯 수십미터씩 수위가 내려간 흔적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가뭄이 계속된 오늘(20일)까지 전국 11개 다목적댐의 평균 저수율은 38% 정도입니다. 지난해보다 물이 무려 7%정도나 줄어든 상태입니다. 곡창지대인 철원의 강수량이 3월 이후 30mm로 평년의 19%에 불과한 것을 비롯해 충주와 서산, 안동 등 충정과 경북 대부분의 강수량도 예년의 10~30%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남부지방은 이번 주 한두차례 비가 예상되지만 다음 주까지 비소식이 없는 중부지방은 6월말 장마가 되서야 비다운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SBS 박진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