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와 미인대회로 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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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악한 재정상황에도 불구하도 지방자치단체들이 축제 개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돈이 한두푼 들어가는 것도 아닐텐데 현재 전국방방곡곡에 축제만 470여개, 미인대회는 60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안정식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발전하자는 취지로 지난 7일부터 전북 익산에서 열린 마한민속 예술제. 하지만, 축제의 주인이어야할 시민들은 행사의 내용이나 의미를 잘 알지 못합니다.

<(기자):"아까 왕자하고 공주하고 수레타고 지나가던데 그게 뭐예요? ">

<(주민):"저도 아까 TV에서 보고.. 잘 모르겠는데요.">

주행사장인 공설 운동장에 모인 사람들... 알고보니, 상당수가 돈을 받고 동원됐습니다. <(주민): "보상금은 시에서 주었는데, 그것이 .. 많이 되질 않아요. 체육복이니 모자니 먹는 거니 모자라요."> 익산시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익산시 관계자):"행사 주관하는 과에서 일개 읍면동에 300만원씩 지원하고..">

<(기자):"그냥 자발적으로 놀다가게 해야하는 게 아닌가요?">

<(익산시 관계자):"와서 그냥 하라면 절대 안합니다.">

재정자립도 39%에 불과한 익산시가 돈을 주고 시민을 동원해 가며 이 행사를 치르는데 들인 돈은 4억 9천여만원. 2년째 이 행사를 치르면서 모두 10억원 가량의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축제와 함께 빠지지 않는 것이 각 지역의 미인대회입니다...현재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는 미인대회만 60개. 굴비, 대추 아가씨에서 부터 축산, 한우 아가씨까지 종류도 가지가지입니다. 지역 특산물 홍보를 위해 뽑는다고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모 군청 관계자):"지금 활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죠... 각 지방마다 다 그래요.">

지난 95년 이전, 203개였던 지역축제는 지방자치 실시 이후 계속 늘어나 현재 479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축제 경비도 98년 54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99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도청 관계자): "자치단체장들의 얼굴 알리기 그런 것도 이면에 감춰져 있기 때문에, 그게(축제) 좀 없애기가 상당히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이름값도 못하는 각종 축제와 미인대회가 남발되면서 주민들의 혈세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SBS 안정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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