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옥집의 제비가족


◎앵커:서울에서는 더이상 볼 수 없게된 줄로만 알았던 제비. 그런데 도심의 한 한옥집에 매년 제비가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새끼 제비의 앙증맞은 모습과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는 어미의 모정을 이홍갑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마포 빌딩 숲 속에 위치한 한 한옥집입니다. 서울에서는 사라진 줄 알았던 제비 한쌍이 처마밑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앙증 맞은 새끼 4마리가 둥지밖으로 고개를 삐죽이 내밀고 있습니다. 이제 알에서 깬지 불과 열흘. 어미의 기척만 들리면 주둥이를 쫙 벌리고 먼저 먹이를 먹으려고 아우성입니다.

1,20분 간격으로 먹이를 잡아오는 어미는 새끼 입속까지 먹이를 깊숙히 넣어줍니다.

<김동욱(집 주인) "제비 구경하기 힘들거든요. 제비가 있으니까 신기해서 쳐다보고 그래요">

듬성듬성한 털에 날개도 부실하지만 새끼들은 날개짓도 해보고 깃털도 고르며 부산스럽습니다.

새끼들은 앞으로 열흘 정도 더 자라면 어미와 함께 둥지를 떠나 여름을 보낸뒤 10월 중순쯤 월동지인 동남아시아로 떠납니다.

<이정우 박사(조류전문가) "서울에서는 제비를 거의 볼 수 없습니다. 타일이나 시멘트라서 집짓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제비는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대표적 철새지만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염된 도심의 환경속에서 버티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해에 민감한 제비들이 도심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머지않아 사람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표라고 조류학자들은 지적합니다.

SBS 이홍갑입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