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말해요


◎앵커: 청각장애인들은 어둠이 두렵다고 합니다. 어둠 속에서는 수화를 나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테마기획, 오늘은 청각장애인들에게 빛의 대화를 선사한 한 기업가의 얘기입니다. 김성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월 한 장애인 학교 교사로부터 청각장애인을 위한 장갑을 만들어 달라는 뜻밖의 제의를 받은 강경중 씨. 국내 최초로 발광섬유를 만들어낸 중소 기업인입니다. 강 씨가 발명한 섬유는 미국에서까지 특허를 따냈고 한국 섬유대상도 차지했습니다.

<강경중(주 글로안 대표): 너무나 놀랐다고 하면서 감격적으로 이 실을 이용해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장갑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습니다.>

밀알학교를 후원하며 수화를 익힐 정도로 평소 청각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강 씨였기에 제품 개발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습니다. 마침내 두 달 만에 야광장갑이 탄생했습니다. 불을 끄자 장갑이 어둠 속에서 신비스런 빛을 냅니다.

<김정희: 장갑을 사용하기 전에는 대화할 수 없었는데 이걸 사용해서 할 수 있었습니다.>

<장용국: 조금 전 어두울 때 손모양이 확실히 드러나는 게 좋았습니다.>

이제 강 사장에게는 야광 장갑의 주인을 찾아주는 일이 남아있습니다. 전국에 35만여 청각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까지 야광 장갑 50만 켤레를 무상으로 보내는 운동입니다. 생산원가만 5억원 어치에 달합니다. 중소기업인으로서는 버거운 일이기에 마음을 함께 하는 이웃들의 도움을 기대한다는 강경중 사장.

<강경중(주 글로안 대표): 장애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런 계획을 했습니다. 주위에 계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둠의 두려움을 걷어낸 따뜻한 기업가 정신이 청각장애인들에게 새 삶의 빛으로 살아나고 있습니다.

SBS 김선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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