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차 활개


◎앵커: 명의 이전이 되지 않아 소유주와 운전자가 다른 차들이 많습니다. 이른바 대포차라고 불리는 이런 차들이 거리를 질주하면서 애궂은 피해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김광현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혼잡통행료 2000원을 내지 않은 채 줄행랑치는 차량들, 적발된 차들은 놀랍게도 대부분 중대형 고급 승용차들입니다.

<김소희(서울시 시설관리공단): (하루에) 많을 때는 90건도 있었구요, 평균 4, 50건 정도...>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해답은 바로 이른바 대포차에 있습니다. 대포차는 파산 상태에 놓인 사람이나 업체가 명의이전도 하지 않은 채 파는 중고차. 몇 단계를 거치다 보면 운전자의 신원을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대포차 운전자: 세금, 범칙금, 과속위반이 나하고는 상관없으니까 대포를 7년 타면서 딱지 뗀 것이 수백장은 넘을 겁니다.>

남의 신분증을 위조해 차를 구입한 뒤 몰고 다니는 사례도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자기 이름으로 등록된 대포차 때문에 꼼짝없이 범칙금 800만원을 물게 된 것입니다.

<이승주(광주시): 전혀 보지도 듣지도 못한 차가 이름은 내 것으로 돼 있고 심심하면 세금통지서가 날라오고...>

더욱 심각한 것은 대포차가 사고를 내고 뺑소니칠 경우입니다. 2년 전 뺑소니 대포차에 치인 장택순 씨는 병원비는 커녕 가해자의 얼굴도 보지 못했습니다.

<정택순(교통사고 피해자): 차 번호는 확인했는데 (소유주가) 법인체로 돼 있고 회사는 부도난 상태고...>

이런 대포차를 몰래 팔고 있다는 서울 장안평 중고차시장. 대포차에 관심을 나타내자 바로 호객꾼들이 따라붙습니다. 그리고는 주차타워 안에 숨겨뒀던 경북 번호판의 외제 승용차를 보여줍니다.

<중고차 매매상인: 이전비, 세금 안 내고 아무 데나 세워도 상관없고 실컷 떼도 괜찮아, 딱지고 뭐고. 대포처럼 쏴, 찍혀도 상관없으니까.>

최근에는 인터넷에까지 대포차 거래코너가 버젓이 등장했습니다. 위반이나 사고를 겁내지 않는 대포차 운전자들.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뺑소니사건 2700여 건 가운데 대포차일 가능성이 있는 무보험 차량의 건수는 무려 650건에 달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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