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억 열달 낮잠


◎앵커: 500억원을 들여서 새로 만든 도로가 열 달째 개통조차 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 표언구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에서 의왕시를 연결하는 왕복 8차선 도로 입니다. 지난 12월 공사가 끝난 이 도로를 통하 면 서수원에서 도심을 거치지 않고 의왕까지 곧바로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장까지 모 두 끝난 도로에 차는 한 대도 다니지 않고 농 부들이 곡식을 말려놓고 있습니다.

공사구간 2km 가운데 중간 60m 정도가 착공조차 되지 않아 끊겨 있기 때문입니다. 도로가 나야 될 곳 은 이렇게 파헤치다 말았고 각종 건축 폐기물 들만 잔뜩 버려져있습니다.

공사가 중단된 채 이렇게 방치된 지는 벌써 열 달째. 그 동안 시 민들은 눈앞에 훤히 뚫린 도로를 두고도 걸어 다니거나 차로 무려 4km를 우회해 다녀야 하 는 불편을 감수해왔습니다.

<변재원(경기도 수원시): 아닌 게 아니라 기름 낭비지. 돌아다니는데 한 바퀴 더 돌아야 되고 마을 길 좁은 도로에, 진짜 위험한 도로에, 저 3m 도로밖에 안 되잖아요, 저쪽 도로는...>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지난해 4월, 수원시의 도로부지 수용과정에서 생긴 토지 주인의 소유 권 분쟁 때문. 문제의 땅과 관련된 사람들이 서 로 소유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자 수원시 는 지난해 12월 그 땅만 남겨두고 공사를 마쳤 습니다.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보상금을 공탁하 고 강제 수용 절차를 거치면 전 구간을 개통시 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원시는 뚜렷한 이 유없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뒤늦게 알아보겠다는 반응입니다.

<기자: 강제수용은 왜 안했죠?> <수원시 직원: 저희도 경기도와 협의해 절차를 알아볼 계획이에요.>

문제의 땅과 관련된 사람들이 서로 소유를 주 장하는 보상금은 3600만원 정도, 강제수용절차 를 거치더라도 이들이 보상금을 받는데에는 상 관이 없는데도 적극 대처하지 않은 수원시의 안이한 행정 때문에 도로건설비 500억원만 10 달째나 잠자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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