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기 불청객


◎앵커: 가을걷이가 한창인 요즘 산간 농촌마을에 비상이 걸렸 습니다. 멧돼지와 고라니 등 야생 동물들이 먹 이를 찾아 마을까지 내려와 농작물에 큰 피해 를 끼치고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현장 취재 했습니다.

○기자: 산골 농민들은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 밭둑 에 모닥불을 지피고 밤새 라디오를 크게 틀어 산짐승을 쫓으려 하지만 모두 헛수고입니다. 날 이 샌 뒤 나가본 논은 멧돼지 떼가 휩쓸고가 쑥대밭이 됐습니다.

논바닥에는 멧돼지 발자국 이 어지럽게 찍혔고 볏대는 빈줄기만 남았습니 다. 근처 밭에는 멧돼지와 고라니 떼가 휘젓고 다녔습니다.

<피해농민: 다 뜯어먹고 다 망가뜨린 거에요.> <기자: 얼마나 건졌어요? 이 밭에서?>

<피해농민: 건지나 마나 팥 서너 가마 하는 밭 인데 그냥 말랐지 알맹이가 있겠어요?>

멧돼지는 심지어 민가에 내려와 집에서 기르던 개까지 물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피해를 막으려 포수까지 동원했지만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변인균(춘천시 신동면): 낮에도 사람의 눈에 막 띌 정도니까 직접 먹는 걸 봤어요. 우리가 쫓았어요.>

올해 도토리, 밤 같은 산열매가 흉년인데다 산 짐승들이 농작물에 맛을 들여 계속 논밭을 넘 봅니다. 산간마을 농민들은 한 해 농사를 고스 란히 망칠 형편이지만 제대로 하소연 할 곳도 없다며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SBS 조재근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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