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도 외면


◎앵커: 환자들은 허탈감과 체념상태에 빠졌습니다. 분노는 이제 옛말입니다. 그야말로 2000년 대한민국은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찾아 헤매는 기막힌 상황입니다. 이민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국립의료원 응급실 한켠에 누워 있는 초등학생 조 모양. 심한 복통에 시달리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지만 점심 무렵이 돼서야 병실에 누울 수 있었습니다. 동네병원 세 군데는 물론 엄마가 일하는 대학병원에서조차 급성맹장염이란 진단만을 내릴 뿐 입원이나 수술은 거부했습니다.

<보호자: 불편함이 진짜 피부에 와닿는 그런 감정을 오늘 느꼈죠. 속상하고...>

외래진료가 중단되다 보니 병원 응급실과 보건소는 밀려드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달리는 일손,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질리 만무합니다.

<김득순(심장병 환자): 이 환자가 아픈가, 더한가, 뭐 어떻게 해야 하나, 이걸 보살펴줘야 되는데 아침에 한 번 가면 그만이야.>

입원 환자들도 말 그대로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만 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암 같은 중환자의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김 모씨(암환자): 항암주사가 보통 한두 달씩 밀려요.>

<양 모씨(암환자): 여기 온지 3일 됐는데 오늘 처음 (의사가) 한 번 왔어요.>

파업철회를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은 오늘도 계속됐습니다. 국민건강권수호 범국민대책위는 종로2가 YMCA 앞에서 의료계 파업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습니다.

SBS 이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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