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 속수무책


◎앵커: 시청자 여러분, 음식점이나 술집 같은 데서 신용카드 를 사용할 때 더욱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카드조 회 단말기를 이용해서 카드를 복제하는 신종 사기수법이 등장했습니다. 현장출동 박병일 기 자입니다.

○기자: 신용카드를 분실하거나 빌려준 적이 없는데도 자신의 카드로 100만원 돈을 인출당했다는 회사원 이 모씨.

<이 00(카드복제 피해자): 카드회사에 전화로 문의를 했더니 현금서비스를 이런 이런데서 받 았다 개농역에서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난 개농역이 어딘지도 모른다...> 200만원의 피해를 본 주부 서 모씨의 경우는 더욱 황당합니다.

<서 00(카드복제 피해자): 현금서비스가 미국에 서 산타모니카인가 거기에서 인출이 된 것으로 나와 있더라구요. 전혀 외국에 간 일도 없었는 데...> 최근 카드사에 접수된 유사 피해자만도 20여 명, 액수로는 3000만원대에 이릅니다. 확실한 카드복제 사기였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들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속칭 카드깡 업 소에서 잠시 카드를 건넨 적이 있었다는 점.

<서 00(카드복제 피해자): 승인을 따야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랬더니 체크기로 몇번 하더라 구요.> 취재팀은 문제의 카드깡 업소를 찾아가 봤습니 다. 서울 강남에 있는 사무실, 그러나 이미 오 래 전에 도주해 문은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현 재로서는 피해자들이 접촉했던 속칭 카드깡, 그 러니까 카드할인 업자들이 유력한 용의자들입 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피해자들이 뻔히 지켜보 는 가운데서 어떻게 카드를 복제해 냈던 것일 까. 취재 도중 경찰로부터 그 일당 가운데 한 명을 붙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피의자 장 씨가 털어놓은 카드복제의 비밀은 전혀 뜻밖이 었습니다.

<승인을 딴다고요, 여기서 승인이 떨어지거든 요.> 카드조회기에 카드를 읽혀 거래를 끝내고 손님 이 나간 뒤 다시 D, 3, 샵버튼을 차례로 누르 면.

<기자: 아, 숫자가 뜨네...> 신용카드 뒷면 자기띠 부분의 암호가 조회단말 기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이 숫자들을 컴퓨터에 기록해 엔코딩기로 다른 카드에 입히기만 하면 복제는 끝납니다.

<장 00(카드복제 피의자): 처음에 (이 수법을 ) 알았을 때 좀 황당했죠. 이런 기계 이렇게 해가 지고 나오는가 생각하니까 저도 좀 아찔하고 그렇죠.> 문제의 카드조회 단말기는 지난 86년부터 총 10여 만대가 보급돼 지금은 약 5만여 대가 사 용 중입니다. 더욱이 이 기계의 모든 대리점들 과 일부 가맹점들은 문제의 기능을 알고 있습 니다.

<최상포 이사(한국정보통신서비스): 대리점들은 기본적으로 사후관리를 위해서 단말기 특성을 알고 있는 것이죠.> 특히 장 씨 일당은 일부 술집들과 짜고 전표를 얻어낸 뒤 회사원들을 찾아가 결제가 잘못됐으 니 다시 해야 한다면서 같은 수법으로 카드를 복제하기도 했습니다.

<최 00(피해액 600만원): 그 전표를 못쓴다고 바꿔달라고 해서... 단말기에 긋겠다고 해서 그 어라, 별 의심없이... 황당하죠... 뭐...> 카드조회기를 이용한 신종 카드복제 수법은 현 재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카드를 사용할 때 이렇게 생긴 카드조회 단말기를 가급적 피 하는 것만이 유일한 예방책입니다.

SBS 박병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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