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공사, 예산낭비


◎앵커: 고속철도 차량기지가 들어서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고 가도로를 놓는 문제로 주민들 사이에 반목과 불화가 빚어졌습니다. 사연을 알아보니까 고속 철도공단과 고양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 났습니다. 홍지만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청에서 이웃한 두 마을 주민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덕양구에 들어설 고속철도 차 량기지 공사로 남쪽의 강매마을과 북쪽의 행신 마을이 분리되자 연결 고가도로를 건설하면서 싸움이 비롯됐습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 고 노선을 확정하면서 두 마을의 이해 관계가 부딪치게 된 것입니다. 먼저 이의를 제기한 곳 은 남쪽의 강매마을 주민들. 제방쪽으로 곧게 뻗어 있는 고가도로의 방향을 변경할 것을 요 구했습니다.

<고양시 강매동 부녀회장: 이유가 그거예요, 그 러니까 생활권이 학교도 거기 있지 시장도 거 기 있지, 어디 서울 나가든지 원당을 가든지 능 곡을 갈래도 차를 거기서 타야 되잖아요.> 이 민원이 받아들여져 아파트 단지쪽으로 90도 가까이 휘어지도록 설계가 바뀌었습니다. 설계 를 바꾸는데 들어간 돈은 무려 2억 2000만원.

<기자: 이건 예산낭비 아닙니까?> <고속철도 차량기지 사업소장: 예산낭비... 설계 비용 부분은 추가적으로 부담은 됐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공사가 진행돼 아파트 입구로 고가도로가 들어서자 당연히 행 신마을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행신동 S아파트 주민: 여기에 만약 고가를 내 게 되면 교통량 증가와 함께 너무 위험부담이 많다는 거죠. 어떤 사고위험이나 어느 누가 우 리 애들 다치면 책임을 져 주겠어요.> 행신마을 주민들의 반발에 놀란 고양시는 또 다시 고속철도공단에 선로를 직선으로 다시 바 꿔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공단은 그러나 벌써 5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들었고 방향을 바꿀 경우에 100억원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노선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기자: 지금 (설계가) 휘어진 상태에서 방향을 다시 바꿀 수 있습니까?> <고속철도 차량기지 사업소장: 불가능하죠, 사 실...> 이 고가도로는 공사는 고속철도공단이 하더라 도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 렴해 노선을 확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고양시는 뒷짐만 지고 있었습니다.

<고양시 도로건설과장: 우리 시청에서는 (사전 협의) 안 했어요.> <기자: 고양시청은 주민들 의견을 취합한적이 한번도 없습니까?> <고양시 도로건설과장: 그건 주민들이 우리에 게 건의사항으로 들어온 거죠.> 주민을 위한다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뜻을 무시하다가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하고 이웃 주 민의 반목만 조장한 것입니다.

기동취재 2000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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