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머니


◎앵커: 분단 반세기만에 이루어진 남북 이산가족들의 만남, 과연 무슨 말로 이를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앵커: 50년만에 불러본 그리운 이름 어머니, 오랜 세월도 모 자의 정을 끊을 수는 없었습니다. 먼저 신동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0년의 세월을 지나 마주앉은 남한의 어머니와 북한의 아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어 머니는 어느 새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고 열다섯살 꽃다운 중학교 3학년이었던 아들도 벌써 환갑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덕만(86세): 가족이 많아?> <안순환(65세):아둘 섯에 딸둘.> 다시 만날 날만 기다리며 한시도 몸에서 떼지 않았던 목걸이를 아들 목에 걸어주는 것이 꿈 만 같습니다.

백살의 어머니와 일흔의 아들. 세 월도 이념도 끝내 그들을 갈라놓지는 못했습니 다. 치매를 앓아온 어머니도 북에서 온 아들만 큼은 금방 알아 보고 두 손을 꼭 잡았습니다.

<조원호(100세, 남한 거주 어머니): 늙었어, 아 이고 종필이!> 전쟁통에 아들과 헤어진 어머니는 이 순간만을 기다리며 평생을 버텨 왔습니다. 유난히 착하고 똑똑했던 아들. 그 아들이 이제 일흔이 다 되어 서 거짓말처럼 돌아왔습니다.

<기자: 얼마나 귀여웠던 아드님이세요?> <신재순(88세, 남한 거주 어머니): 착하고 말도 마세요. 국민학교 다닐 때부터 공부 밖에 모르 고...> <조주경(68세, 북한 거주 아들): 헤어져서 곧장 그저 얼마 후에 만나리라 생각했는데 장장 50 년이 됐구만.> 어머니와 아들이 생사도 모르고 살았던 50년. 두 시간의 상봉은 그 피맺힌 한을 달래기에는 너무나 짧기만 했습니다.

SBS 신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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