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빨리 왔으면


◎앵커: 오늘 상봉장에는 만남의 기쁨보다 더 큰 슬픔을 나눈 가족도 있었습니다. 서경채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정자(남측 이산가족): 죽지 않고 살았으면 언젠가는 만나는데 노상 그러고...>○기자: 언젠가는 만나는데, 오빠를 만난 여동생은 반세기를 기다려온 회한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 긴세월 동안 큰아들 소식만을 학수고대했던 구 순의 어머니 황봉순 씨는 기쁨을 함께 하지 못 했습니다.

어머니는 그토록 애타게 기다렸던 큰 아들 병칠 씨가 북에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접한 지 사흘만인 지난달 19일 세상을 등지고 말았 습니다.

<문정자(남측 이산가족): 엄마는 참 딴 자식보 다도 오빠를 맏이니까 그렇겠지 그지?> 이제는 빛바랜 사진속에 남아있는 어머니. 불과 1시간만에 올 수 있는 길을 50년에 걸쳐 돌아 온 아들은 지난 세월을 원망할 수 밖에 없었습 니다.

<문정자(남측 이산가족): 그때 내가 85년도에 온다고 저거 했던 거야. 그래서 다 가자고 능선 넘어왔었다고? 근데 한번 오고 끝나지 않았어? 그때만 왔으면 어머니도 만나고 다 만날 거 아 니야.> 눈시울을 붉히는 오빠에게 여동생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애타는 심정을 전했습니다.

<문정자(남측 이산가족): 엄마만 불쌍한 거야. 그렇게 보고 싶어했는데... 아들이 무언지, 아들 이 뭔지 그 아들 때문에...> SBS 서경채입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