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메인 식사


◎앵커: 조금 전 만찬은 들으신 대로 북쪽 방문단만 초청됐고 남쪽 가족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식사는 오늘 낮 숙소인 워커힐호텔에서 있었습니다. 또다시 혈육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남과 북의 가 족들이 모두 목이 메인 자리였습니다. 최대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그리던 혈육과의 상봉일정을 거의 마치고 마지막 가족 식사를 위해 이산가족들이 들어서는 서울 워커 힐호텔 연회장. 50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을 만 난다는 상봉 첫날의 흥분과 긴장 그리고 지난 이틀 동안 잠을 설친 데 따른 피곤함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간간이 웃음꽃도 피어납니다.

<문양옥(67): 이 누나의 부탁, 꼭 니가 건강하 라는 거, 술을 꼭 조절할 것, 내가 어저께 보니 까 술 좀 많이 하는 것 같아.> 하지만 꿈만 같았던 상봉일정이 벌써 다 지나 고 이별의 순간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 니다.

평생을 기다려 겨우 만난 아들을 다시 돌 려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86살의 어머니는 아들 의 손을 부여잡고 놓을 줄 모릅니다. 조금이라 도 오래 아들의 체온을 느끼기 위해 식사도 잊 었습니다.

<신재순(86) 北 조주경씨 어머니): 우리 손자 들도 보고 싶고 하지만 할 수 없지 법대로 해 야지> <조주경(68): 좀 아쉽구만요, 너무 짧게, 이틀간 얘기했나. 그래서 이게 좀더 길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게 아쉽습니다.> 이제는 공식적인 상봉일정이 모두 끝나 가족과 헤어져야 할 시간. 50년 동안 그리워 했던 혈육 과 이산의 한을 풀 시간이 거의 다 지나가자 다시 설움이 북받칩니다.

<박섭(70): 헤어지니까 이거 만날 때보다 더 슬 프고, 섭섭하고...> 반드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해 보지만 떠나 는 사람이나 남는 사람이나 언제 다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 야 속하기만 합니다.

<문정순(北 문병칠 씨 동생): 우리는 이번에 선택받은 사람이라서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을 때는 우리는 없겠죠> 꿈만 같았던 짧은 만남 뒤의 긴 이별, 또 다른 헤어짐을 준비해야 하는 아픔에 이산가족들의 눈시울은 첫 상봉 때만큼이나 다시 불거졌습니 다.

SBS 최대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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