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확인이라도


◎앵커: 이산가족의 상봉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던 또 다른 분단의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피랍된 납북선원 가족들입니다. 이용 식 기자입니다.

○기자: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간 남편을 30년 넘게 기다리 다 어느 덧 팔순 노인이 된 김애란 할머니. 할 머니에게는 감동적인 이산가족 상봉 장면이 오 히려 가슴을 짓누릅니다. 김 할머니의 남편 최 원모 씨는 지난 67년 5월, 서해상에서 북한에 피랍된 풍북호의 선주였습니다. 당시 피랍선원 은 모두 8명, 그 중 5명은 3개월 뒤 귀환했으나 최 씨 등 3명은 33년째 생사조차 모릅니다.

<김애란 할머니(충남 서천군 장항읍): 살아계셔 서 여자라도 얻어서 살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내가...> 홀어머니를 모셔온 아들은 이번에 부친과의 상 봉을 신청했으나 탈락했습니다.

<최성룡48(김 할머니 아들): 왜 우리 가족들한 테 이렇게 정부에서 무관심한지 모르겠어요. 생 사라도 알려줘야지...> 생존해 있다면 올해 84살인 남편. 9년 전부터 남편 제사를 모셔온 김 할머니는 그리움에 지 쳐 이제는 눈물도 말랐습니다.

<김애란 할머니(충남 서천군 장항읍): 돌아가시 지 않고 있으면 내가 나 죽기 전에 한 번 만나 봤으면 좋겠습니다.> 17살에 최 씨와 같은 배를 탔다가 소식이 끊긴 문경식 씨의 형도 요즘 동생 생각이 더욱 간절 합니다.

<문중식58(전북 군산시 옥서면): 며칠째 잠을 못 잤네요. 자고 지금 전부 이것 보세요, 입이 다 이렇게 되어 가지고...> 가끔씩 최 씨 집에 모여 서로 쓰라린 상처를 보듬어주는 납북선원 가족들, 생이별한 가족들 과의 상봉 기회가 자신들에게도 빨리 오기를 손꼽아 고대하고 있습니다.

SBS 이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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