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어르신


◎앵커: 웃어른의 꾸중을 달게 듣던 것은 옛말이 된지 오래입 니다. 요즈음에는 동네 어르신이라고 해도 잘못 됐다고 야단을 쳤다가는 오히려 웬 간섭이냐며 핀잔듣기 쉽상입니다. 그런데 서울 송파구의 사 정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테마기획 김석재 기 자입니다.

○기자: 올해 일흔을 넘긴 이두실 할아버지, 요즈음은 아침부 터 기운이 넘칩니다. 경로당에서 시간 보내기보 다 동네 골목골목을 다니며 어질러진 데는 없 나 살핍니다.

<할아버지: 동민들 보기도 흉하고, 선생님은 어 떻게 생각합니까?> <주민: 죄송합니다.> <할아버지: 다시는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우리가 서로가 주의해서...> 또 다른 골목, 쓰레기 함부로 내놓은 곳에 호랑 이 할머니가 나섭니다.

<할머니: 이집 때문에 너무 문제가 많아요. 지 장이 너무 많은 거예요. 주의를 하세요. 주인 나와 보세요. 이러면 되겠어?> 마을 청소는 물론 지저분한 불법 광고물 떼는 일도 호랑이 어르신들이 앞장섭니다.

<할머니: 이거 붙이는 사람 따로 있고, 떼는 사 람 따로 있고, 뭐여. 서로서로 조심해야지...> 호랑이 어르신들은 동네에서 10년 넘게 산 터 줏대감들. 가끔 지나가는 단속으로 과태료나 물 리는 구청보다 매일 대하며 훈계하는 동네 어 르신들이 주민들에게는 더 어렵습니다.

<주민: 아무래도 공무원분들이야 사실 잘 보지 를 못 하지만 이 할아버지들은 항상 앞으로 자 주 볼 분들 아닙니까? 그러니까 노란 제복을 입고 계신 걸 보니까 굉장히 무서워 보입니다, 왠지.> 서울 송파구에서 호랑이 어르신으로 모신 할아 버지, 할머니는 470명, 뒷골목의 기초질서를 바 로 잡고 환경 돌아보는 일에 오늘부터 나섰습 니다.

<할아버지: 마을을 위해서 할 일이 생겼다는 것이 제가 기분이 너무 좋고, 아주 활기가 넘쳐 흐릅니다.> 마음에 담을 쌓고 자기 집만 돌아보기 마련인 도시 생활, 호랑이 어르신들의 꾸중과 자상한 손길이 이웃 사이의 벽을 허물고 살기 좋은 마 을을 이뤄갑니다.

SBS 김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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