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위험방치


◎앵커: 그 끔찍했던 씨랜드와 인천 호프집 참사현장,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실 겁니다. 다시는 그런 참사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다짐했건만 글쎄요, 벌써 참 사의 교훈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됩니 다. 국내 유일의 전시장인 코엑스시설을 기동취 재 2000, 윤영현 기자가 살펴 봤습니다.

○기자: 국내 최대인 서울 강남의 코엑스전시장입니다. 지난 한 해 이용객 500만명, 매주 주말이면 2, 3만명 이 찾을 정도로 북적거립니다.

지난 1일부터 시 작된 산업전시회 역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 습니다. 이처럼 다중이 이용하는 전시장의 경우 화재에 대비해 모든 자재들을 방염처리하도록 돼 있습니다.

특히 전시장 바닥의 카페트는 높 은 화재 위험도 때문에 반드시 방염처리된 정 품만 사용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방염처 리 여부를 확인해 봤습니다.

<기자: 방염처리가 된 것입니까?> <코엑스 방화관리자: 현재 안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코엑스 전시장에 카페트를 설치해 온 한 업체 는 더욱 충격적인 말을 털어놓습니다.

<홍승표(카페트 설치업자): 97년 이후에는 방염 제품이 생산 안 됐어요. (방염)카페트는 가격이 5, 6배 정도 비싸서 전시회 비용이 많이 나가 니까 안 쓰죠.> 문제는 코엑스측도 이 같은 사실을 이미 훤히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돈벌기에만 급급해 지난 3년 동안 취한 조치는 경비원 몇 명을 늘린 게 고작입니다.

<금창길(코엑스 마케팅 차장): 전시장 운영 자 체가 적자입니다. 솔직히 말해 알고도 그냥 넘 어가는 거지요. 소방규정이야 정확히 만들어 놨 지만...> 전시장을 빌려주는 코엑스측이 이렇다 보니 행 사 주최자들은 법을 어기고도 오히려 떳떳하다 는 입장입니다.

<김영오(국제 자동차정밀기기전 팀장): 규정이 지금 방염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지 화재 위험은 없어요. 방염이나 비방염이나 크게 화재 위험은 없습니다.> 그러나 화재 전문가들은 전기 배선이 얽혀있기 마련인 전시장의 특성상 대형 화재 위험이 상 존한다고 경고합니다.

<김해형(한국소방검정공사 연구원): 방염제품을 안 썼을 경우에는 일반적인 성냥불 화재나, 담 뱃불 화재나 전기 스파크, 이런 조그마한 화원 에 의해서도 큰 화재로 번질 수가 있어요. 왜냐 하면 인화물질이 바닥에 쫙 깔려 있는 거 아니 예요.> 23명의 어린 생명이 목숨을 잃은 씨랜드화재, 불과 20분 만에 56명이 숨진 인천 호프집 참사, 기본적인 소방 규정조차 지키지 않아 대형 화 재로 이어진 두 참사의 교훈은 어디에서도 찾 아볼 수 없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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