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관리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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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각 대학 역사연구팀마다 유물 발굴 작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데 문제는 발굴된 유물이 제대로 관 리가 안된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어떤 대학이 어떤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하 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최웅기 기자가 보도합 니다.

○기자: 지방에 있는 한 국립대학, 창고 같아 보이는 가건물이 이 대학의 유물 보관소입니다. 방온 방습장치는 물론이고 유물 관리에 필요한 어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강경숙 관장(충북대 박물관): 단독건물을 가지 고 있지도 못했고 또 여기 저기 셋방살이로 전 전 하다 보니까 그 유물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 가 종합적으로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대학은 지난 80년대 초반 유물 2만 8000여 점을 발굴한 뒤 당국에 신고도 하지 않 고 이곳에 보관해 왔습니다. 일부 지방대학의 경우는 석기시대 손도끼 같은 중요한 것들이 심 하게 부식되기도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 입니다. 각 대학들이 어떤 유물을 어떻게 소장 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학의 박물관 수장고. 이곳에는 이 대 학 연구팀이 지난 70년대에 발굴한 유물 5만여 점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 대학 박물관이 소 장하고 있는 구석기시대 유물 가운데 하나입니 다. 비록 크지 않은 유물이지만 이처럼 일련번 호를 매겨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 부에는 유물에 대한 이 정도의 관리시스템도 마 련돼 있지 않습니다.

<임병준 국장(감사원 4국): 없어져도 우리가 책 임을 물을 수가 없고 또 때로는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모르는 그러한 상태로 아주 산만하게 관 리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이처럼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는 유물은 전국에 17만여 점, 학계에서 는 발굴을 해서 훼손하느니 차라리 유물 발굴을 미루는 것이 낫겠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 고 있습니다.

SBS 최웅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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