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에 버리고 간 업둥이를 친자식처럼 키우다가 아이가 자폐증에 걸린 사실을 뒤늦게 알고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부모들이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하지만 재판부는 아이를 계속 기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최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90년 여름 어느 날 새벽.결혼한 지 3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었던 젊은 부부는 집 앞에서 강보에 싸인 갓난 아기를 발견했습니다."잘 키워달라"는 쪽지도 함께 끼워져 있었습니다.아이를 친자식 처럼 키우기로 한 이 부부는 출생 신고까지 하고 아이를 돌봤습니다.하지만 다섯살 무렵 잘 자라던 아이가 자폐증 증세를 보였습니다.그 뒤 3년 동안 특수 아동교실 까지 보내면서 정성을 쏟았지만병세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 부부는 고민끝에 아이를 자신들이 계속 키우더라도 국가 기관에서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친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법원은 그러나,"친부모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출생 신고까지 한 것은 정식 입양으로 봐야 한다"며이 부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또, "자폐증이 양육을 포기할 만한 이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사정은 딱하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친자식으로 여기고 잘 키우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SBS 최원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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