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천사들의 이웃사랑이 얼어붙은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올해는 서울 명동 일대의 자선냄비에 현금다발을 놓고 사라지는 할머니들이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윤창현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2일 오후서울 명동 상업은행 앞의 구세군 자선냄비.남루한 옷차림의 한 할머니가두툼한 봉투 하나를 냄비속에 넣고는 총총히 사라졌습니다.봉투 속에는 만원 짜리 2백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지난 15일 명동 코스모스 백화점 앞에서도 할머니 한 분이 현금 2백만원이 든 돈봉투를 넣고는 황급히 인파속으로 사라졌습니다.이렇게 적게는 40만원에서많게는 2백만원을 자선냄비에 내놓고 사라진 할머니 천사는 올들어 벌써 5명.그러나 몇년동안 자선냄비를따뜻이 데워왔던 천만원짜리 봉투는 IMF때문인지 올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늘밤 12시로 끝나는 구세군의 자선냄비 모금,오늘도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부터한푼 두푼 용돈을 모아 온 학생들까지구세군 냄비에는 식지않은 이웃사랑이 수북히 쌓여갑니다.IMF에다 정리해고같은악재들이 겹쳐 예년보다 모금액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서울에서만 지난해보다 6%가 늘어난 5억원 정도가 모아졌습니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어느 때보다어려워졌지만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은 올해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SBS 윤창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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