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5명이 숨진 인천 화재참사는 10대 아르바이트생들의 불장난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 찰은 그 동안 전기스파크로 불이 났다는 종업원 의 말만 믿었습니다. 서경채 기자가 취재했습니 다.
○기자: 화마가 휩쓸고 간 지하 노래방입니다. 지난 달 31일 저 녁,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14살 임 모군 과 17살 김 모군은 내부공사를 끝낸 뒤 바닥에 묻은 페인트를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시너와 석유 중 어느 것이 불에 잘 붙느냐를 놓 고 말다툼을 벌이다 실제로 실험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소주잔 한 잔 분량의 시너를 바닥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자 불은 바닥에 남아 있던 시너를 태우며 삽시간에 노래방을 불구덩 이로 만들었습니다. 불은 노래방 벽에 붙어 있 던 우레탄폼을 태우면서 계단을 굴뚝 삼아 건물 전체로 옮겨 붙었습니다.
10대들의 치기어린 불 장난이 55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입니다. 사건 직후 아르바이트생 임 모군은 처벌이 두려운 나 머지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임 모군 14 (아르바이트생): 그 형이 마포질하 다가 (전구에) 물이 묻었나 봐요. 그래서 불이 붙었거든요.> 그러나 오늘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진상을 밝혀 내기까지 자그마치 열흘 동안 경찰은 임 군의 거짓 진술을 그대로 믿고 화재원인은 전기 스파 크라는 말만 되풀이 해 왔습니다.
SBS 서경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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