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에 울고 웃고


◎앵커: 최근 가뭄사태을 계기로 댐 건설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환경론자들의 반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용수 확보라는 측면에서 댐 건설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게 대세입니다. 직접 현장에서 댐건설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해, 연천과 철원 지역의 용수 공급원이었던 연천댐이 철거됐습니다. 그리고 강원도 횡성에는 비슷한 규모의 댐이 새로 건설됐습니다.

같은 해 철거되고 새로 지어진 두 개의 중소형댐! 하지만 1년이 지난 뒤 가뭄이 닥치자 그 결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댐이 사라진 연천 지역 논은 모내기 철이 지났는데도 흙먼지만 가득하고 한창 자라야 할 밭작물도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유선(연천군 주민) "뭐 밭곡식이고 뭐고 하나도 안되니까 그렇게 씨 뿌려 놓은 지가 한 달이 됐는데 하나도 안 나왔습니다">

그나마 한 차례 내린 비 덕택에 뒤늦게라도 모내기를 할 수 있었지만 댐 철거에 대한 아쉬움은 두고두고 남습니다.

<최만옥(연천군 주민) "댐 파괴한 게 너무 성급한 거에요. 그러니까 한 가지만 생각했지 우선 저 아래 수해당하는 것만 생각했지 농사 짓는 거에 대해선 생각 못했다 이거에요">

연천과는 반대로 댐이 새로 들어선 횡성에서는 이번 가뭄을 무난히 넘기고 있습니다. 댐 하류 논에서는 벌써 벼가 가지 치기를 시작했습니다. 작년 홍수때 횡성댐에 저장해둔 5천만 톤으로 모내기를 일찍 끝내고 물도 충분히 댔기 때문입니다.

<김춘경(횡성군 주민) "앞으로도 이런 한해가 또 닥친다고 해도 물 걱정은 안해도 될 거 같습니다" >

횡성댐은 인접 지역인 원주시의 식수까지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종현(한국수자원공사 횡성근 건설단장) "댐 건설이 1년만 늦었다면 금번 봄 가뭄에 원주 및 횡성 지역에는 물 문제가 아주 심각했을 걸로 추정됩니다">

결국 댐의 존재 여부가 이번 가뭄의 희비를 결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환경론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2개의 중소형 댐을 건설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김승 박사(한국건설기술원 수자원연구팀) "증가하는 용수 수요와 이상 기후로 인한 홍수 재해를 극복하는 수단으로서 댐 건설이 가장 경제적이고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

우기와 갈수기의 강수량 편차가 심한 우리 나라의 경우 물 부족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물 수급 전망에서도 2006년부터 물 부족현상이 심각해져 2011년이 되면 20억 톤 가량이 부족할거라는 예상입니다.

<배우근 교수(한양대 토목환경공학과) "상습 가뭄 지역에 대한 중소형 댐의 건설라든지 지하수의 합리적인 개발 이용 같은 것이 예가 되겠습니다">

가뭄과 홍수를 연례 행사처럼 치르면서도 근본 처방은 언제나 뒷전이었습니다. 이제 다음 주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또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근본적인 물 종합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악순환은 계속 될 것입니다.

SBS 이영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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