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중국 미세먼지 줄었다지만…우리나라 '올 스톱' 해도 고농도!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9.02.06 12:23 수정 2019.02.06 16: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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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사상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 75%가 중국 등 국외 영향

지난 1월 14일, 관측사상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29㎍/㎥, 경기북부 131, 경기남부 129, 충북 123, 세종 111, 인천은 107㎍/㎥까지 치솟았다. 연평균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고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지난 2015년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초미세먼지를 관측한 이후 각각 지역별 최고값을 갈아치웠다.

환경부는 오늘(6일) 관측사상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지난 1월 11~15일 사례를 분석한 결과 중국 등 국외 영향이 지역별로 69∼82%, 전국 평균 7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단순히 산술적인 계산을 해볼 경우 국외 영향이 75%라면 14일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129㎍/㎥ 가운데 75%인 96㎍/㎥가 중국 등 국외에서 들어온 것이다. 또 경기북부는 98㎍/㎥, 경기남부 96, 충북 92, 세종 83, 인천의 경우는 80㎍/㎥가 국외에서 넘어온 것이 된다.

● 우리나라 '올 스톱' 해도 WHO 권고기준 3~4배

세계보건기구(WHO)는 초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질병을 줄이기 위해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0㎍/㎥ 이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5㎍/㎥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결국 지난 1월 14일 같은 고농도가 발생할 경우에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중국 등 국외에서 넘어온 초미세먼지만으로도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는 이미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의 3~4배나 된다.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자동차도 모두 멈춰 서고 공장이나 산업체가 모두 가동을 중단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를 단 한 톨 배출하지 않아도, 말 그대로 '올 스톱(All Stop)'을 하더라도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권장기준의 3~4배나 된다는 뜻이다.

● 중국, 미세먼지 얼마나 줄었나?

중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기 질이 크게 개선됐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진짜로 좋아지긴 좋아진 것일까? 좋아졌다면 지금은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일까?

우선 환경부가 발표한 지난 1월 10일~15일 중국 주요 도시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베이징은 12일 최고 191㎍/㎥까지 올라갔고, 같은 날 톈진은 200, 스좌장은 무려 324㎍/㎥까지 치솟았다. 또 선양과 칭다오는 13일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선양은 208㎍/㎥, 칭다오는 216㎍/㎥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에 기록적인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나기 하루 또는 이틀 전에 중국 주요 도시에서도 기록적인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나타난 것이다.

기록적인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나타나고 있는데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과연 낮아지기는 낮아진 것일까? 중국 초미세먼지 관측 기록을 보면 최근 농도가 크게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환경부가 2016년 1월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집계한 베이징과 톈진, 스좌장, 칭다오, 상하이, 난징, 하얼빈, 장춘, 선양 등 9개 중국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자료:www.pm25.in). 늦가을과 겨울, 봄철에 나타나던 고농도 초미세먼지 또한 나타나고는 있지만 극값 역시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림> 중국 9개 주요 도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자료:국립환경과학원, www.pm25.in)연평균 농도를 보면 감소 추세는 조금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베이징의 경우 2016년 연평균 71㎍/㎥ 정도였던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8년에는 50㎍/㎥로 떨어졌다(아래 그림 참조). 3년 동안 30% 정도나 줄어든 것이다. 톈진의 경우도 3년 동안 31%나 감소했고 고농도 스모그로 악명 높은 스좌장의 경우도 3년 동안 27%나 감소했다.<그림> 중국 9개 주요 도시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자료:국립환경과학원, www.pm25.in)하지만 중국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18년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2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0㎍/㎥ 정도인 베이징이나 톈진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높다. 특히 스좌장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3배 정도나 높다. 2013년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최근 중국의 대기질이 빠르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 된다. 특히 대기정체 같은 기상 조건에 따라서는 여전히 극단적인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 중국, '따기 쉬운 과일(low-hanging fruit)'은 다 땄나?

중국이 최근 3년 동안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를 30% 정도나 감축했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남아 있는 길은 지금까지와 달리 매우 험난할 가능성이 크다. 대기오염이 어느 정도 개선된 다음에는 오염 농도를 계속해서 큰 폭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 중국이 스모그와의 전쟁 선포 이후 최근 5년 동안 '낮게 달려 있어 따기 쉬운 과일(low-hanging fruit)'은 이미 다 따 먹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다. 앞으로 높은 곳에 있는 과일을 따기 위해서는 큰 사다리가 필요하고 다른 기술이 필요한 것처럼 초미세먼지를 추가로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강력한 대책이나 고도의 기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중국의 초미세먼지 감축이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더디게 진행되거나 감축 자체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최근 초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자랑하고 있다. 대기질 개선에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대기오염 수준은 그럴만한 수준이 결코 아니다. 지금과 같은 대기오염 상황에서는 대기가 정체할 경우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지역에 얼마든지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 나타난 극단적인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바로 중국의 대기질 개선 정도가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 등 이런저런 것을 핑계로 대기오염에 대한 규제를 느슨하게 한다면 극단적인 고농도 초미세먼지 재앙은 앞으로 더욱 잦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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