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 안전이 목표" 미묘한 언급…'ICBM 폐기' 2차 담판의제?

동세호 기자 hodong@sbs.co.kr

작성 2019.01.14 10:14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미국민 안전이 목표" 미묘한 언급…ICBM 폐기 2차 담판의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민에 대한 리스크 완화'를 거론하며 '미국민의 안전'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들면서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중동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1일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미국민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북미간) 대화에서 진전시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미국민의 안전이 목표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및 핵실험 중단 등을 거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 감소가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민의 안전'을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는 취임 후 첫 의회 청문회 출석이었던 지난해 5월 23일 하원 청문회에서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미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8월 23일 포드 부회장이었던 스티븐 비건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지명하는 자리에서도 비건 특별대표에 대해 "우리 앞에 놓여있는 도전에 대해 직시하고 있으며, 나는 우리의 임무를 잘 이끌어 미국민을 위한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국민의 안전'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국민의 안전'이라는 표현에 새삼 워싱턴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미의 현 상황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이르면 금주 열릴 것으로 보이는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의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될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간 조합 맞추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북미 고위급 회담 논의 내용을 토대로 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핵 담판 내용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워싱턴 외교가가 주목하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의 '미국민 안전' 언급이 미국이 북한으로부터의 가장 중대한 위협으로 여기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문제를 놓고 북한 측과 담판을 시도하고 있을 개연성입니다.

완전한 비핵화 보다는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던 2017년 미국 본토를 위협하던 ICBM의 폐기 쪽으로 미국이 1차 목표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선(先) 신뢰구축-(後) 핵신고'의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신뢰를 쌓기 위해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의 예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IRBM(중거리탄도미사일) 폐기 및 관련 생산 시설의 폐기 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실 이번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행정부로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몇달간의 교착 국면을 거치며 북한 비핵화 실행조치와 제재완화 등 미국 상응 조치의 선후 관계를 둘러싼 힘겨루기로 서로 주고받을 내용에 대해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못한 상황에서 최고 의사결정자인 북미 정상간 '톱다운 담판'을 통해 구체적 성과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견제와 미 조야에 번져있는 대북정책 회의론 등을 감안할 때 '빈손'으로 돌아올 경우 거센 역풍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그 이후의 협상 현실을 경험하면서 초기의 '속도전'이나 '시간표'를 일찌감치 거둔 미국이 이번 2차 핵 담판에서 미 본토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는 ICBM 폐기를 북한의 실행조치로 제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동안 거론돼온 영변 핵시설 폐기 이외에 ICBM 폐기와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등과 맞물린 대북 제재 일부 완화 등 미국의 상응 조치를 바꾸는 '딜'의 조합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지난해 11월 2차 정상회담에 앞서 핵 목록 제출을 요구하진 않겠다며 초기 눈높이를 한발 낮춘 바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페이지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