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삼성-LG 은근한 신경전…'CES 2019'서 무슨 일이?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1.10 14:01 수정 2019.01.10 16:25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친절한 경제 목요일에는 권애리 기자와 소비 트렌드 알아봅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 쇼 박람회 CES에서 우리 기업 두 곳이 설전을 벌였다는데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

<기자>

시차를 두고 삼성과 LG가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서로에 대해서 한 얘기가 재미있는데 먼저 같이 보시죠.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던 한상범 LG 디스플레이 부회장이 먼저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 TV는 10만 번 말았다 펴도 된다. 삼성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요. 그랬더니 어제(9일)입니다. 삼성 쪽에서 응수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습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입니다." 경제성이 없다면 시제품을 보여주는 게 큰 의미가 없지 않으냐"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어제 여기에서도 살짝 보여드렸던 롤러블 TV, 그러니까 세계 최초로 화면이 돌돌 말리는 TV를 LG가 CES에서 공개를 했거든요.

이게 지금 미국 현지에서도 굉장히 화제입니다. 접거나 말거나 휴대까지 할 수 있는 화면은 꾸준히 몇 년 동안 여러 회사에서 조금씩 연구돼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평소에 쓸 수 있는 상품으로까지 나온다는 것, 상용화까지 된다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얘기입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돌돌 말리는 패널까지 개발해서 CES에 가져갔던 LG가 이번에 드디어 TV로 상용화된 말리는 화면을 내놓은 겁니다.

그러면서 우리 TV는 10만 번을 말았다 펴도 끄떡없다. 즉, 바로 펼 수 있는 품질로 나왔다. 그런데 "삼성은 지금은 이거 하기 어려울 걸" 얘기를 한 거죠.

여기에 대해서 삼성은 "그 TV 엄청나게 비쌀 거 아니냐, 시장에 내놔도 살 사람이 거의 없는 가격이면 상용화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우리가 개발을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응수를 한 거죠.

<앵커>

누구 얘기가 맞는 겁니까?

<기자>

주고받은 두 사람이 가장 잘 알고 있죠. 제가 여기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어느 한쪽 말이 맞고 틀리다기보다는 세계 최첨단의 자리를 놓고 자존심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볼 수 있었다는 겁니다.

삼성이나 LG를 지금 세계 TV 시장 1, 2위를 나눠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회사가 주력으로 개발하는 화면의 방식이 다릅니다.

LG는 "지금 삼성이 주력하는 화면으로는 돌돌 말리는 것은 못 한다"는 얘기를 한 거고요. 삼성은 "우리는 그런 거 말고 다른 거 해"라고 얘기를 한 거죠.

그러면 삼성 쪽을 보자면 삼성도 지난해 CES에서 먼저 선을 보인 다음에 올해 진일보시켜서 가져온 신개념 TV가 있습니다.

이건 한마디로 표현하면 조립 TV입니다. 그러니까 벽에 타일을 붙인다고 하면 5개를 붙이면 작겠고 10개를 붙이면 그만큼 면적이 커지겠죠.

그래서 개념상으로는 계속 그렇게 넓어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잖아요. TV가 그렇다는 겁니다. 마이크로 LED라고 하는데 편의상 화면 블록이라고 할게요.

그냥 화면 블록을 쭉 이어 붙여서 테두리도 필요 없고 크기와 형태의 제약이 없다. 마치 벽에 그림 한 장을 그냥 풀로 붙인 것은 TV입니다.

그런데 이 TV는 작게, 조밀하게 만들 수 있을수록 기술인데 이번에 75인치까지 작아져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비쌉니다.

정말로 LG의 돌돌 마는 TV와 같이 올해 둘 다 시장에 한꺼번에 나온다면 뭐가 더 비쌀지 내기하는 수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 먼저 보통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가격으로 더 빠르게 떨어지느냐가 아주 중요하고, 또 소비자들이 이 미래형 화면들 중에서 어느 쪽을 더 좋아할지도 벌써 말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자존심 경쟁의 승자는 몇 년이 지나야 모두가 명확하게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동안에 중국 업체들이나 다른 곳들이 또 무섭게 쫓아올 겁니다.

<앵커>

말싸움하지 말고 실력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 기업들끼리 이렇게 첨단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거죠.

<기자>

디스플레이에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TV의 초점을 맞춰서 CES의 상황을 전해드린 것은 방금 보신 그 한국 기업들의 화면, 디스플레이가 아직은 중국 업체들이 근접하지 못한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신기한 TV' 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고 이렇게 중국을 비롯한 경쟁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계속 유지하면서 달리는 것만이 우리가 늘 얘기하는 내일 먹을거리를 만드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거든요.

지금 삼성, LG가 같이 참여하는 이 가전 박람회는 그냥 쇼가 아닙니다. 화려한 전쟁입니다.

전 세계 기술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가 여기서 한꺼번에 보여서 "아, 당분간은 어디구나. 그렇게 되면 시장은? 수출은? 우리 집의 내일 모습은?" 이런 모든 게 보이는 곳입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드린 신경전도 두 기업은 애가 탔겠지만, 전체로 보면 디스플레이에서는 아직 한국 기업들끼리 이렇게 첨단을 놓고 다투는 게 솔직히 다행입니다.

그런데 사실 차세대 이동통신이라고 하는 5G부터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지금 이렇다고 말할 수 있는 미래 핵심 분야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야를 더 늘리고 지키는 게 바로 우리 미래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좀 말씀드리고 싶어서 어제 신경전을 좀 가져와 봤습니다.     
페이지 최상단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