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2019년, 작년의 혹한과 폭염 기록 넘어설 수 있을까?

공항진 기상전문기자 zero@sbs.co.kr

작성 2019.01.09 13:56 수정 2019.01.09 17: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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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2019년, 작년의 혹한과 폭염 기록 넘어설 수 있을까?
지금은 벌써 잊은 분이 많지만, 지난 한해 날씨는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추위면 추위, 더위면 더위,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강력했거든요. 100년만의 기록이 속출했고 피해도 이어졌습니다. 태풍도 2개 상륙했는데, 이례적으로 10월 태풍이 위세를 떨치기도 했죠.

얼마나 대단했는지, 기상청이 8일 발표한 2018년 기상특성을 한번 보겠습니다. 먼저 1월 하순부터 2월 상순까지 거의 보름가량 이어진 한파가 두드러집니다. 1월 23일 서울 기온이 -14.6℃까지 내려가면서 시작한 한파는 닷새 연속으로 서울 기온을 -15℃ 이하로 끌어내렸습니다. 특히 26일에는 -17.8℃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오르는 듯 보이던 기온은 2월 들어 다시 곤두박질하면서 2월 4일부터 8일까지 닷새 연속으로 서울 기온이 다시 -10℃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서울 뿐 아니라 전국이 한파에 얼어버렸는데 평창 올림픽을 앞둔 시점이어서 걱정이 컸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하늘이 도와주면서 한파가 물러갔고 북한 참가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올림픽도 평화롭게 잘 끝날 수 있었습니다.

1월 23일부터 2월 13일까지 20일이 조금 넘은 기간 동안 전국 최고기온이 0.6℃에 머물렀는데, 이 기록은 평년보다 무려 4.5℃나 낮은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 기간은 제대로 된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추운 겨울로 남게 됐습니다.

스스로 평형을 찾으려는 지구 노력이 먹힌 것일까요? 추운 겨울이 물러가자 바로 포근한 봄이 찾아왔는데요, 3월에는 중국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자주 한반도로 이동했고, 이 결과 기온이 크게 올라갔습니다. 3월 평균기온은 8.1℃로 평년보다 2.2℃나 높았는데,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를 놀래게 한 것은 폭염입니다. 장마가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짧게 끝나면서 시작된 더위는 그야말로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기온을 올렸는데요, 서울의 경우 7월 13일 30℃를 넘어선 최고기온은 8월 23일까지 무려 43일 동안 30℃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정점은 8월 1일이었는데 서울 기온이 39.6℃까지 치솟으면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11년 역사에 가장 높은 기온으로 기록됐습니다.

같은 날 강원도 홍천 기온은 41℃까지 치솟았는데 관측사상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폭염일수는 31.4일로 평년값 9.8일의 세배를 웃돌았고 열대야일수 또한 17.7일로 가장 많았습니다. 여름철 평균기온 역시 역대 1위에 올랐는데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폭염이었습니다.

지난 한해 월별 기온을 보면 공교롭게도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은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고 1월과 2월, 9월부터 12월까지 이렇게 6개월은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습니다. 그나마 평형을 유지한 셈인데 이 때문에 지난 한해 평균기온은 13.0℃로 1973년 이후 열 번째로 기록됐습니다. 한 여름 폭염 규모에 비하면 낮은 순위죠.[취재파일] 2019년…2018년 혹한과 폭염 기록 넘어설 수 있을까?폭염을 몰아낸 것은 태풍 '솔릭' 이었는데 태풍이 몰고 온 많은 수증기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려 더위와 가뭄걱정을 모두 덜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철원에는 8월 29일 하루 동안 384.3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8월 일 강수량 최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9월에 잠잠하던 날씨는 10월에 다시 요동을 쳤습니다. 10월 5일과 6일 제 25호 태풍 콩레이가 상륙하면서 전국에 태풍 비상이 걸렸는데요, 태풍이 지나면서 많은 비를 뿌렸는데, 10월 5일 제주에 310mm, 6일은 남해에 225.5mm의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등 10월 전국 강수량은 164.2mm로 1973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2019년 올해는 어떨까요? 지난해처럼 혹한과 폭염이 이어질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난해 세운 기록이 깨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파의 경우 (올 겨울이 아직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기세가 지난해만 못합니다. 규모나 지속시간 면에서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낮습니다. 북극 찬 공기도 올해는 제자리를 지키는 날이 많습니다. 폭염은 아직 전망하기가 어렵지만 지난해 기록 자체가 워낙 대단해서 쉽게 깨질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구 환경이 계속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변화의 속도를 인간 지혜로 따라가기가 아직 버거운데요, 지구가 계속 더워지는 상태에서 예측 불가능한 돌발변수가 나타나 또 어떤 재해를 초래할지 무척 걱정스럽습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여러 가능성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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