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제재해제' 언급·UN인권토의 불발…대북압박 물러지나

진송민 기자 mikegogo@sbs.co.kr

작성 2018.12.08 12:0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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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한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북한 인권토의가 5년 만에 불발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수위에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안보리는 2014년부터 '세계인권선언의 날'(12월 10일)을 즈음해 북한 인권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토의를 해왔는데, 올해는 15개 이사국 중 회의 소집에 필요한 9개국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하는 이슈 중 하나였지만 그간 안보리에서까지 이를 다룰 필요가 있느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반 서방 성향의 국가들은 인권이사회라는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별도의 기구가 있다며 안보리에서의 대북 인권토의에 반대해왔습니다.

그런데도 지난 4년간은 북한 인권토의에 필요한 9개국의 지지를 얻는 데는 지장이 없었는데 올해는 상황이 달라진 것입니다.

이와 관련, 안보리 멤버의 변화가 주요한 배경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북한이 올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성 UN 주재 북한 대사가 안보리 회원국들에 서한을 보내 이번 회의가 "현재 이어지고 있는 긍정적인 국면을 북돋는 것이 아니라 대립을 부추길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효과를 발휘했을 수 있습니다.

내년 1∼2월께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미국도 인권토의 개최에 과거보다 적극적이지 않았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오늘(8일) "미국이 외교적 자산을 최대한으로 가동했다면 안보리 이사국들을 설득하지 못했겠느냐"면서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해 인권토의 개최에 그다지 힘을 쏟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에서 최근 잇따라 대북 유화 제스쳐로 해석될 수 있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대북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례적으로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성과"라며 "성과를 거두면 경제제재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미국이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를 거부하며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해제'를 고집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으로 해석됩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6일 회담 이후 나온 국무부 성명에서 '압박'이라는 표현이 빠진 것도 달라진 기류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제 관심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쏠립니다.

이달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남에 의한 남북정상회담과, 11월에 열기로 했다가 연기한 북미고위급회담에 잇달아 나섬으로써 내년 초 비핵화-상응조치의 중대 담판장이 될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가는 발판을 만들려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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