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고영한 영장 동시 기각…'공모관계' 논리 흔들

전형우 기자 dennoch@sbs.co.kr

작성 2018.12.07 20:09 수정 2018.12.07 21:2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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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관 두 명에게 청구됐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습니다. 박병대, 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이 사법 농단 사건을 공모했는지 의문이 있기 때문에 구속할 필요가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즉 사법부의 이인자였던 두 사람이 이미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는 뜻인데 이번 사건을 법원의 조직적인 범죄로 봤던 검찰의 논리를 사실상 전면 부정하는 겁니다.

먼저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박병대/전 대법관 (기각 직후) : 재판부의 판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박병대, 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의 영장심사를 각각 담당했던 임민성, 명재권 영장전담판사는 영장 기각 사유로 같은 이유를 댔습니다.

임 부장판사는 공모관계 성립에 의문이 있다, 명 부장판사는 공모관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표현했습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두 전직 대법관의 공범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무를 담당한 임 전 차장이 심의관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사실은 인정돼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두 전직 법원행정처장이 구체적인 지시를 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어제(6일) 심사에서 공통적으로 밑에서 하자고 한 대로 승인했을 뿐 자세히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 개입에 대해서는 조언을 한 것일 뿐 판결을 좌지우지할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소명도 받아들여진 결과로 보입니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두 전직 대법관이 재판에 넘겨져도 죄를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박 전 대법관은 어제 93살 노모가 기다리고 있다며 '의문이망'이라는 표현으로 구속을 면해달라고 호소했는데, 임 부장판사는 영장 기각 사유에 '가족관계'라는 이례적인 사유를 언급해 사실상 박 전 대법관의 호소를 받아들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김남성,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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