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룸] 책영사 55 : 어쩌면 공포영화 '국가부도의 날'

이주형 기자 joolee@sbs.co.kr

작성 2018.12.07 14: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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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한국영화 최초, IMF 외환위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우리나라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1997년 IMF 사태.

'국가부도의 날'은 97년 당시의 모습을 사실과 허구를 섞어 보여줍니다.

개봉 9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에서 흥행하고 있습니다.

1997년 11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대한민국에 들이닥칠 경제위기를 직감합니다.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뒤늦게 대책팀이 꾸려지지만, 정부는 철저히 비공개로 운영합니다.

대책팀 안에서는 IMF 구제금융을 두고 재정국 차관(조우진)과 한시현 팀장이 대립합니다.

한편 종금사 직원인 '윤정학(유아인)'은 한국 경제가 위기에 처했음을 직감하고 사표를 던지고 나와, 역으로 국가부도에 투자를 결심하고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상황을 서민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는 경제위기라는 사실을 모른 채, 대형 백화점과의 어음 거래를 합니다.

소박한 행복을 꿈꾸지만, 그 꿈은 결국 기업들의 부도로 철저히 부서지고 맙니다.

영화는 이렇게 크게 세 명의 인물, IMF 당시 정부를 대표하는 한시현, 투자자 윤정학, 그리고 서민을 대표하는 갑수가 각각 어떤 상황을 겪고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단연 김혜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특히 이러한 역할을 여성이 맡은 것은 한국영화에서 거의 처음이기에 더욱 의미 있습니다.

하지만 김혜수의 불꽃 같은 연기가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재정국 차관 역의 조우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혜수를 맞받아치는 조우진의 차분하면서도 비아냥거리는 연기가 영화를 더욱더 긴장감 있게 만듭니다.

다만 전체적인 영화의 흐름과 어우러지지 못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윤정학은 당시 큰돈을 벌었던 소수를 대표합니다.

하지만 국가위기와 맞서 싸우는 한시현 팀장과 가장 큰 피해자 서민을 대표하는 갑수와 달리 영화 속에서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한시현 팀장의 오빠가 갑수였다는 설정은 꼭 필요했어야만 하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많은 의미를 가집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의 대한민국에도 IMF 사태는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죠.

왜 이렇게 비정규직이 많아졌는지, 왜 실업률이 증가했는가 등 한국사회를 괴롭히는 문제들의 출발점이 바로 외환위기입니다.

공장의 부도를 겨우 막아낸 갑수는 현재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하는 악덕 사장이 되었습니다.

갑수의 지금의 모습이 외환위기 이후를 영화 속에서 가장 잘 표현해낸 것 같습니다.

(글: 인턴 김나리,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남공, 안군, 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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