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학생 창피 주려고…" 5·18 성폭력 '정당화'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작성 2018.11.27 20:26 수정 2018.11.27 21:4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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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 국가가 저지른 폭력에 고통받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하나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이 광주에서 시민들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38년만인 올해 정부 차원 조사에서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군 수뇌부가 이런 성폭력을 얼마나 가볍게 보고 또 정당화했는지 보여주는 기무사 문건을 저희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먼저 그 내용을 권지윤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기무사의 전신인 보안사가 1988년 2월 8일 '대상자 접촉 결과 보고'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문건입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으로 광주진압 작전, 일명 '상무 충정작전'을 완성한 김재명 씨와 면담한 내용입니다.

5·18 당시 자행된 성폭력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부마사태 전에는 여자들이 사진에 찍힐까 봐 나오지 않다가 이후에는 노골적으로 여학생들이 나타났다." "군인들이 이들에 대해 창피를 주기 위한 행위를 했을지 모르지만 강간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김 씨는 "일부 비난의 소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엽적인 사항이지 전체적으론 타당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군 수뇌부가 당시 광주에 벌어진 성폭력을 알고도 정당한 일로 치부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접수된 성폭행 제보들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차종수/5·18기념재단 조사관 : (최근) 제보됐던 사안을 보면, 광주(진압)에 참여했던 군부대에서 근무했던 상사분들이 훈련소에 (다시) 가서 자랑삼아 성폭행 이런 부분을 후배 군인들에게 이야기했다는 부분이 제보됐습니다.]

특히 김 씨는 군의 진압을 두고도 "정치적으로는 모르겠지만 군사적 측면에선 하자가 없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1988년 5공 비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전두환 씨 등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도록 당시 보안사가 사전 작업을 한 것이라는 의심도 제기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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