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SBS 중국발 미세먼지 보도가 "대충대충"?

정구희 기자 koohee@sbs.co.kr

작성 2018.11.26 14:13 수정 2018.11.26 14:1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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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중국발 미세먼지 보도는 "대충대충"?

어젯(25일)밤 10시 30분 방송된 KBS의 시사교양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SBS의 중국발 미세먼지 보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KBS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힌 뒤, SBS의 미세먼지 보도를 정면에 내세워 "잘못된" 기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취재파일] SBS의 중국발 미세먼지 보도가 잘못?[취재파일] SBS의 중국발 미세먼지 보도가 잘못?KBS 저널리즘 토크쇼 J▶[8뉴스 리포트] 지난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지 추적하니…모두 중국발 (2018.01.05)

기사는 2018년 1월 5일 작성된 '지난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지 추적하니…모두 중국발'입니다. 해당 기사를 취재한 기자로서 이해할 수 없는 지적에 대해 반박하고자 합니다.

기사는 2017년 1년 동안 서울의 미세먼지 사례를 분석했더니, 24시간 평균농도가 100㎍/m³을 넘는 '고농도 사례'가 총 8번 있었고, 8번의 사례 모두 '근본 원인'이 중국에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KBS 측은 해당 기사에 대해 '대충대충 미세먼지 보도'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기사는 서울시의 미세먼지 측정 결과와 분석을 바탕으로 꼼꼼히 취재한 뒤 보도되었습니다.

● 중국 vs 국내 기여도 보도했는데…중국 탓 그만하라는 KBS

해당 보도에 사용된 자료의 출처는 서울시이고 기사에도 출처를 써놨습니다. 서울시 측에서 직접 측정해 보고서를 작성한 내용이며, 현재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http://cleanair.seoul.go.kr)에서 누구나 자료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당시 서울시는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를 100㎍/m³이상인 날로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자료를 모두 살펴본 결과, 서울시가 분석한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0㎍/m³을 넘은 날은 총 8일이었습니다. 날짜가 언제인지 궁금해하실 시청자가 계실 수 있어 고농도 사례 날짜도 모두 방송 기사에 넣었습니다.
사진 sbs 보도2017년 1월 27일과 5월 6일, 8일, 9일, 총 4일은 황사의 영향이었습니다. 황사는 중국의 영향이란 게 잘 입증돼 있습니다. 그 외 4일은 1월 2일과 1월 19일, 그리고 12월 23일과 12월 30일입니다. 이날들은 중국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먼저 1월 2일과 19일 사례에 대해 서울시는 ①백령도의 미세먼지가 급증했고, ②중국 내 미세먼지가 축적될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고, ③중국 북동부에 위치한 고기압 영향으로 북서풍이 부는 상황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12월 23일과 30일에 대해서도 국외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유입됐고, 라이다 관측 결과 1~2km 상공에서 외부오염물질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고농도가 나타난 8일 가운데 4일은 황사였고, 나머지 4일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된 날이어서 모두 중국발이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서울시 2017년 12월 대기질 분석 결과KBS는 이런 기사의 핵심 내용은 무시하고, '미세먼지는 국내 탓도 있는데 중국 탓만 한다'는 취지로 보도를 비판했습니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2018. 11. 25.]
"SBS의 보도는 방송 기사에 나간 제목이 <지난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지 추적해보니…모두 중국발>이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여기서 사용한 연구의 방식은, '당시에 바람의 이동 기류를 추적해봤더니 중국에서 출발해서 우리나라로 왔더라, 그러므로 미세먼지가 모두 중국발이다.' 이런 결론을 맺었는데,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설령 그 바람의 시작이 중국에서 시작했더라도 그대로 한국으로 오느냐? 그게 아니라 서해상을 거치면서 각종 선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더해지고요.

북한에서도 우리는 잘 모르지만, 굉장히 많은 오염물질이 나옵니다. 그리고 국내 서해안 지역, 충남 서해안 지역에 화력 발전소 굉장히 많죠. 무려 중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화력발전소 밀집도가 3.8배나 높습니다. 매우 좁은 영토에 많은 발전소가 밀집돼 있어요. 이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다 더해져서 한국으로 오는데 경로의 출발점이 중국이었다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모두 중국발이라고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닙니다.


SBS의 미세먼지 기류분석이 잘못됐다고 언급하고는 우리나라 석탄 발전소 밀집도가 더 높다며 기사의 논리와는 동떨어진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방송에서 "무 자르듯이 중국발과 국내 요인을 나누려고 한다"며 국내 요인도 함께 생각하라고 지적했는데, SBS의 해당 기사는 국외와 국내의 미세먼지 기여분 또한 확실히 밝혔습니다.

[해당 SBS 기사 中]
"(평소에는) 외부 유입이 55%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만 고농도 시에는 72%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농도 사례의 경우 중국 등 외부 영향이 72%나 된다는 것이고, 당연히 국내 영향은 나머지인 28%라는 이야기입니다. 고농도 사례 8일이 왜 중국발인지 기사에서 설명했고, 이는 기자인 제 생각이 아닌 서울시의 분석 결과입니다. 자료의 출처인 서울시 또한 명시했고, 중국(국외)과 국내 기여분 또한 기사에서 밝혔는데, KBS는 이것을 잘못된 기사라고 소개했습니다.

물론 연구가 진행되면 구체적인 수치는 바뀔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 홈페이지에 나와 있듯 서울시의 가장 최근 연구 결과는 국외 먼지 55% 국내 요인 45%로 아직 국외 먼지가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취재 가능했던 최신 자료를 보도한 것입니다.

● '중국발 먼지' 언급했다고 비판…'유감'

국내 미세먼지 감축과 중국발 미세먼지 감축 모두 중요한 건 이젠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KBS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국내 요인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이미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제가 직접 쓴 기사만 수십 개고 SBS 보도국 기자들이 쓴 기사는 수백 건입니다.

해당 기사는 올해 초 중국발 먼지가 자주 넘어오는 시기였기 때문에 취재해 보도한 것입니다. 이미 SBS는 미세먼지의 다양한 원인을 수차례 보도했습니다. 왜 KBS가 중국 입장을 대변하는 모양새로 '중국발 미세먼지 기사'만 콕 짚어 문제 삼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해당 방송 부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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