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여자농구 에이스 박지수 "WNBA에서 마음고생 통해 더 단단해졌어요"

최희진 기자 chnovel@sbs.co.kr

작성 2018.11.02 15:44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여자농구 에이스 박지수 "WNBA에서 마음고생 통해 더 단단해졌어요"
한국 여자 농구의 에이스 박지수(국민은행) 선수는 올해 그야말로 숨돌릴 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친 뒤 4월 미국 여자 프로농구(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아 출국했습니다. 그리고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의 훈련 캠프에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12명의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후 5월부터 8월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WNBA 정규 시즌을 치른 뒤 곧바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준결승과 결승전에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귀국하자마자 대표팀에 소집돼 9월 여자 농구 월드컵까지 소화한 뒤 여자 프로농구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소속팀 국민은행에 합류했습니다.

3일 시작되는 여자 프로농구 정규시즌에서 국내 최장신센터(193cm) 박지수가 버티고 있는 국민은행은 7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우리은행의 독주를 막을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국민은행을 제외한 5개 구단 감독들은 한목소리로 국민은행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습니다. 이유는 박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즌 준비에 한창인 박지수 선수를 지난 1일 청주 체육관에서 만났습니다.
박지수 농구선수Q) 정말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 시즌 준비는 잘 됐나요?

- 정말 올 한 해가 바빠서 벌써 시즌 개막이라는 게 믿기지 않네요. 미국 갔다 오고 대표팀에도 갔다 와서 국민은행에서 팀 훈련은 지난 시즌보다 훨씬 못 했어요. 그래서 걱정도 했는데 지난 2년 동안 팀 동료들과 같이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준비를 수월하게 했고, 새 외국인 선수 쏜튼과도 호흡이 잘 맞아서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Q) 바쁜 일정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나요?

- 제가 대표팀 갔다온 다음에 안덕수 감독님이 열흘 정도 휴가를 주셔서 체력은 아무 문제가 없어요.

Q)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요?

- 몸 상태는 좋은 것 같아요. 몸 상태가 좋으니까 농구도 재미있게 하게 되더라고요. 지금 훈련하는 것도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박지수 농구선수Q) 다른 팀 감독들이 일제히 박지수 선수가 있는 국민은행을 우승후보로 꼽았는데 어떤가요?

- 사실 부담이 되죠.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 농구하면서 부담이 없었던 적이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그래서 이런 부담은 제가 이겨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감독님들께서 그렇게 말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죠. 그래서 제가 더 이 악물고 뛰어야 할 시즌인 것 같아요.

Q)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3패로 허무하게 져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요?

- 지난 시즌에는 정말 간절하게 우승하기를 원했어요.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어서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아쉽게 안 이루어졌어요.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가 우승을 원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지난 시즌에는 3차전 청주 홈 경기에서 지면서 우리은행에 우승을 내줘서 더 아쉬웠어요. 홈 팬들에게 너무 죄송했어요. 많이 오셔서 응원을 열심히 해주셨는데요. 그런 아쉬움이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 있어요. 그래서 올 시즌에는 우리은행을 월등하게 이기고 싶고, 다른 팀들도 이겨서 꼭 우승하고 싶어요.

Q) WNBA 무대 경험은 어땠나요?

- WNBA에서 뛰는 선수들은 역시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키도 크고 빠르기까지 하고요. 그래서 수비하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그리고 단체 생활을 하는 국내와 달리 그곳에서는 다 개인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식사도 따로 알아서 하고, 출퇴근도 개인적으로 알아서 하고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센터 포지션을 맡아서 주로 골 밑에서 움직였는데, 미국 라스베이거스팀에서는 포워드 포지션을 맡은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감독님이 저한테 미들 슛을 적극적으로 던지라고 주문하셨는데, 슛을 자주 던지다 보니까 슛 정확도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Q) WNBA 경험을 통해 한층 성장했다고 느끼나요?

- 네. 기량도 기량이지만, 내면적으로 많이 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제가 주전이고 출전 시간도 보장이 되어 있는데, 미국에서는 주전이 아니고 출전 시간도 둘쭉날쭉했어요. 그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내가 그동안 뭘 한 것인가, 뭘 잘 했지 이런 자괴감도 들었어요. 이렇게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래도 그걸 이겨내고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하고 돌아와서 좋습니다. 물론 기록적인 면에서는 만족스럽지는 않았죠. 그래도 미국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박지수는 WNBA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체 34경기 중 32경기에 출전했습니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이 13분이었고, 평균 2.8득점 3.3리바운드 0.9어시스트 0.6블록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시즌 국민은행에서 35개 전 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 35분 14.2득점 12.9리바운드 2.5블록 3.3어시스트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났습니다.
박지수 농구선수Q) 이번 시즌 목표는?

- 팀적으로는 국민은행의 우승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MVP를 받고 싶어요. 지난 시즌에서는 저희가 우리은행에 챔피언결정전에서 져 우승컵을 내주는 바람에 MVP 경쟁에서도 우리은행 박혜진 선수한테 밀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먼저 팀 우승에 기여한 다음에 MVP를 받아 보고 싶어요. 국민은행이 프로 출범 후 6개 구단 가운데 아직까지 유일하게 우승 경험이 없는데, 첫 우승을 이번에 꼭 이루고 싶어요.

Q) 절대강자였던 우리은행을 이번에는 넘을 수 있을 것 같나요?
- 사실 제가 프로 데뷔했을 때까지만 해도 우리은행과 상대할 때 저부터도 '힘들겠다, 이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난 시즌에는 정규 시즌에서 우리은행과 상대 전적에서 4승 3패로 앞서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체력이 많이 떨어져 내리 3경기를 졌어요. 지난 시즌 패배가 좋은 보약이 됐을 거라고 생각해요. 올 시즌에는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올 시즌에는 팀당 외국인선수가 2명에서 1명으로 줄고, 특히 2쿼터에는 국내 선수들만 뛸 수 있게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농구인들은 이런 규정 변화가 박지수를 보유한 국민은행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가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고 보나요?

- 100%까지는 아니어도 저희한테 어느 정도 유리한 점이 있다고 보고 이를 잘 활용해야 할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국민은행한테 유리할 것이라고 보는데 어쨌든 농구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해봐야 알 것 같아요. 다른 선수들이 저를 막는 것을 어려워하지만, 저 역시 다른 선수들을 막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유리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노력해야죠.

Q) 국민은행 팬들에게 한 마디?

- 지난 시즌에 너무 아쉽게 챔피언결정전에서 지고, 정규 시즌에서도 우리은행과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하다가 2위로 밀려 아쉬우셨을텐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고 확실하게 이기는 모습 보여드릴테니까 지난 시즌처럼 많이 그리고 끝까지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덕수 국민은행 감독도 박지수 선수가 WNBA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과 겨루고 와서 분명 자신감이 쌓였을 거라며, 올 시즌에도 박지수에 대한 변함없는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WNBA 무대 경험으로 한층 단단해져 돌아온 박지수가 우리은행의 6년 천하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데 앞장 설 수 있을지가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페이지 최상단으로 가기